8. 조회수는 오르는데 마음은 자주 다친다

Hater가 세상을 사랑하는 법 Vol.2

by 마림

# 중요하고도 의미 없는 숫자들



"글을 쓰면 진짜 힘들 것 같아. 감정적으로."


"아니야. 나는 글을 쓰면서 위로를 얻고, 내 생각을 정리하면서 안정감도 들어. 무엇보다 글 쓰는 게 재밌어."


얼마 전 친구와의 대화이다.


글을 쓰는 게 좋다는 대답을 하고, 혼자 집에 가면서 나의 대답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비율로 따지면 글을 쓰면서 만족감을 얻는 부분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감당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글의 소재'에 대한 생각, '마감'에 대한 압박, 날카로운 글에 대한 '악플', '생각의 홍수'에 어지러운 머리.


그중에서도 제일 속상한 것은 '악플'이다.


내가 유명인도 아니고, 유명세를 바라는 사람도 아니지만 내 글을 더 많은 사람이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이중적으로 존재한다. 숫자를 의식하고 싶지는 않지만, 팔로워수나 조회수가 오르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다. 그럴 때면 더 자극적인 소재, 자극적인 제목을 써야 하나 고민에 빠진다.


날이 선 내용은 누군가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지만, 비난을 받기도 쉽다.


글에 대단한 자부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위가 높은 악플을 받을 때면 감정에 상흔이 생기기도 한다.






나의 글에 어떤 장점이 있는지에 대해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세상을 빛나게 노래하기보다는, 삐딱하고 염세적인 시선 속에서 따뜻함을 찾으려는 그 태도에서 공감해 주는 분들이 많았다.


'글을 아픈 사람이 쓰는 것'이라는 말은 마음이 아픈 사람의 글을 통해 공감하고 위로받는 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유독 컨디션이나 기분이 안 좋을 때면, 글이 더 날카로워진다. 평소에 있던 부정적인 생각들과 자극적이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시너지를 내고야 만다. 그런 글은 주목받기에 쉽고, 쓰기 쉽다.


쉽게 쓰는 것은 기어코 다른 고민을 만들어 낸다.


글이 써지지 않을 때는 쓰지 않는 게 좋을까. 꼭 좋은 소재가 있어야만 글을 쓸 수 있는 걸까. 가끔은 글이 잘 안 써질 때도 있는 게 아닐까.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꾸준히 많이 쓰는 게 중요한 것 아닐까.


그렇게 합리화인지, 자기 위로인지,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인지 모를 마음들이 충돌한다.


중요하고도 의미 없는 숫자들에 연연하며, 글을 써간다.


'대중성'과 '예술성', '나의 이야기'와 '자극적인 이야기', '밝은 이야기'와 '염세적인 이야기'


정답이 없는 바다를 유영하며, 오늘도 글을 쓸지 말지 고민하다가 결국엔 써내려 간다.






악플에 상처를 받을 때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런 글을 쓰지?'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예를 들면, 영화에 대한 비평, 예능 속 출연자에 대한 생각, 세상에 대한 불편한 생각들이 그러하다. 나의 불편한 생각이 누군가에게는 공감이 가는 글이지만, 반대의 생각을 가진 이에게는 화가 나는 글인 것이다.


그 자체만으로 이러한 글들은 이슈성을 가진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댓글을 작성한다. 댓글에는 대댓글이 달리며, 서로에 대한 비판과 비난의 장이 열린다.


마치 소싸움장을 열어놓고, 뒷전에 서서 구경하는 듯한 창피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그럼에도 항상 긍정적이고 좋은 글만을 쓸 수는 없다. 나는 매사 의심하고 삐딱하게 바라보는 사람이고, 그 속에서 좋은 면을 바라보는 사람이니까. 내가 나를 속여가며 글을 쓸 수는 없다. 연륜과 구력이 생기면 그 수위를 완만하게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아직은 내가 가진 내공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날카로운 색깔을 잃지 않으며,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을 쓰는 것.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좋은 마음을 가지는 것.

부끄러워하지 않고, 나를 담백하게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

악플에 상처받기보다 더 단단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





이럴 땐 '원영적 사고'를 해보자.


내 글은 좋아질 일만 남았네. 이거 완전 럭키비키잖아?


쓸데없이 밝은 척을 한번 해보았다.

역시 사람은 어울리는 걸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