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작가 수난시대 - 표절과 단어, 그리고 혐오

Hater가 세상을 사랑하는 법

by 마림

sns에서 논란 중인 주제가 있다.


'표절'


글을 쓰는 어떤 인플루언서의 표절 논란은 글을 쓰고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참으로 신경 쓰이는 일이 되었다.


자칭 '작가', '작가병' '개나 소나 작가'등의 비아냥 거림의 대상이 되었다. 어떻게 보면 조롱과 비난의 좋은 먹잇감을 준 것이다.


간단한 내용은 이렇다.


글을 쓰고 책을 낸 인플루언서는 팔로워도 상당하고, 여러 sns에 좋은 글귀를 게시하며 말 그대로 영향력을 행사하던 사람이다. 강의도 열고, 책도 꽤 많이 팔렸을 만큼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그런 그의 글 중에 남의 글을 거의 그대로 베껴서 쓴 글들이 존재했다. 아니 존재를 넘어 많았다.


자신의 글을 몇 개의 단어, 조사 정도만 바꾸어 게시하는 글을 발견한 원작자는 해당 내용을 온라인에 공유했고, 사람들은 배신감과 분노를 마음껏 표출하며 '작가'의 직업을 조롱하기 시작했다.


해당 이슈가 화제가 되니, 인플루언서는 사과문을 게시했는데 그 내용에는 역시나 잘못은 인정하는 내용은 없었다. 나의 글이 누군가의 글과 비슷할 것이라는 인지를 못했다는 내용은 대중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비겁한 태도였다. 유희열 님처럼 아무 대응 없이 사라지는 건 더 비겁해 보이지만. 차라리 담백하게 인정했다면,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니 그것도 아닌 것 같다.





표절 이슈 전에는 '윤슬'과 '안온' 등 작가들이 좋아하는 단어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특정 단어를 쓰는 작가들이 현학적이고, 진부한 감성을 가졌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다 보니, 단어가 빛을 잃고, 아무 때나 사용되는 듯 오용과 남용이 일어난다는 얘기.


글을 쓴 사람의 의도가 약간은 이해되었으나, 가슴으로 납득할 수 없었다.


"너 뭐 돼?"라는 말을 속으로 뱉어보고는 참았다.


내 삶과 느낀 생각을 쓰고 기록하는 것.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것.


빛이 바다에 부서지며 반짝거리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단어 '윤슬'이 너무 아름다웠고, 불안한 시절에 '안온'함을 바라는 마음이 뭐가 그렇게 문제가 될까.


'작가'라고 꺼드럭대며 돈을 뺐었나, 범죄를 저질렀나. 뭐가 그렇게 불편한가.






남성작가에 대한 혐오 글을 보기도 하였다.


현재 문학계에서 남성 작가들은 수요가 없고 외면당하고 있다고. 취향 또는 어떠한 데이터가 동반된 분석이 아닌, 근거 없는 순수한 비난과 편 가르기.


이제는 더 이상 남성작가들의 '섹스 이야기'를 보고 싶지 않다는.


이게 도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개소리인가.


그 글을 쓴 사람이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고, 그런 글을 좋아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왜 '작가'들이 무시받는지에 대해 한편으로 이해가 가는 대목이었다.






이래저래 여러 이슈들이 많았다. 표절 논란을 통해 창의성과 저작권의 중요성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한 번도 비슷한 적이 없었는가, 영향을 받을 수는 있는 것 아닌가, 그 기준은 어떤 것일까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자기애가 높지는 않지만, 내 글이 좋은지 좋지 않은지는 알고 있다. 누군가의 글을 따라 쓴 것은 상상도 할 수 없고, 나 자신과의 검열에서 용서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나 내가 어떤 괴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괴물이 되지 않고 살아가겠다. 좋은 글이 써지지 않는다면, 그다음 날 쓰면 된다. 난 자신 있다.


'안온'과 '윤슬' 논란을 보면서 겸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꺼드럭 대지 않고, 겸손하게 살자. 아름다움을 아름답게 느끼는 것 또한 능력이다. 거만하지 말고, 오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살자.


'남성작가 혐오'글을 보며, 혐오하지 않으며 살겠다고 느꼈다. 이 또한 그 글에 대한 혐오를 담고 있지만, 그럴듯한 신념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걸 남에게 전달하는 건 더 위험한 것인지 느낀다. 나의 무지로 인해, 어떤 혐오가 생겨날지 모르겠지만 혐오의 마음을 나의 무지로 돌리고, 전달하기 전에 한번 더 고민하고 공부하고 생각하겠다.


관심사가 글이 되어버려서 그런지, '작가 수난시대'라는 생각이 든다. 피해자가 작가라는 건 전혀 아니다. 위상이 떨어지고, 조롱과 놀림의 대상이 되지 않게, 더 진정성 있고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돼야겠다. 그 묵묵한 시간과 노력을 아무도 모른다고 해도, 나 자신이 알고 있다. 나는 이제 그 힘을 믿는다.


아무도 몰라도, 내가 아니까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