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꽃잎은 시들었지만, 떨어지는 낙엽조차 아름다웠다
마림(眞林)
주소를 모르는 너에게
편지를 쓴다
우리의 꽃잎은 시들었지만,
떨어지는 낙엽조차 아름다웠다
흩어진 꽃잎을 주워
우리의 이야기에 꽂아두었다
낙엽은 갈피가 되어
그 순간을 접는다
후회의 눈물을 부어도
다시 피어나지 아니함을 알지만
가슴 한켠, 시들지 않는 조화 하나쯤
꽂아두고 살아가리라
어느 날 문득
그대 나를 그리면
꽃 한 송이쯤
기억해 주길
내 글이 묵고 썩어버린 감정의 배설에서, 지평선을 거울삼은 윤슬처럼 반짝일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