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리 Oct 19. 2021

힘들었던 시간을 버티게 해 준 것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반팔에 얇은 재킷을 걸치고 출근을 했다.


점심시간에 산책을 할 때는 너무 더워서 재킷을 벗어야 했다.


10월 중순인데 이렇게 더울 수가!  얼마 전 충동구매한 가을재킷이 생각났다. 그 재킷은 한 번도 입지 못하고 그대로 옷장에 걸려만 있다.


저녁에 걷는 퇴근길은 제법 선선해졌다. 걷고 또 걸어도 예전만큼 땀이 나지는 않는다.


손가락을 꼽아보니 벌써 새로운 직장에 온 지 6개월이 지나있었다.


휴,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마음이 힘들 때마다 지하철로 두정거장이 되는 강변길을 걷고 또 걸었다.


몸에 땀이 흥건하고 더 이상 못 걸을 것 같았을 때, 그제야 나를 힘들게 하는 "현실"과 "생각"에서 조금은 벗어 날 수 있었다.


역시 몸을 움직이길 잘했다.






이제 저녁 퇴근길이 제법 쌀쌀해졌다.


지난여름, 걷고 걸었던 퇴근길이 생각났다. 걸으면서 느꼈던 여러 감정이 흑백사진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이제는 과거가 되어버린 그 시간들이.



"버틴다"라는 표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잘 버텨냈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매거진의 이전글 외국어를 매일 쓰는 직장에 다닙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