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 뒤에서 딸그락딸그락 소리가 났다. 맛있는 냄새도 솔솔 났다. 곧이어 좌석 등받이를 올려달라고 요청하는 승무원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식사시간이구나! 알아서 재빠르게 등받이를 올리고 앞 좌석 뒤에 붙어있는 테이블을 내렸다.
곧이어 물과 오렌지 주스를 서빙하는 승무원이 복도를 지나갔다. 접시에 가득 담은 저 컵들을 어떻게 쏟지도 안고 들고 갈 수 있을까. 비행기를 탈 때마다 이런 것들이 참 궁금했다.
물과 주스, 둘 중 뭘 마실까 고민하다 주스를 집었다. 오렌지주스를 한 모금 마시자마자 와, 절로 감탄이 나왔다. 그동안 내가 마셨던 오렌지주스와는 차원이 달랐다. 오렌지 주스가 거기서 거기지, 어차피 착즙음료야,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다른 비행기를 탈 때 이 정도로 맛있지는 않았었던 것 같다. 나중에 일본인 동료에게 오렌지 주스 맛봤냐고 물어보더니 그도 주스가 진짜 맛있었다고 했다.
드디어 저녁식사 서빙이 시작되었다.
저녁 메뉴는 뭘까?
뒷 승객들에게 메뉴를 물어보는 승무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내가 궁금했던 건 한식 메뉴였다.
"오늘 저녁 메뉴는 불고기 쌈밥과 닭고기 요리가 있는데 어떤 걸로 드시겠어요?"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한치의 망설임 없이 불고기 쌈밥을 마음속에 찜했다.
쌈밥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트레이 오른쪽에 있는 직사각형 그릇의 은색 포일을 벗기니 하얀 쌀밥과 불고기가 반씩 들어있었다. 쌈은 배추, 케일, 상추가 차곡차곡 몇 장씩 쌓여서 그릇에 담겨 나왔다. 야채의 상태는 신선했다. 그리고 김치, 쌈장, 계란말이 한 조각이 트레 위 위쪽으로 배열이 되어 있었고 따뜻한 된장국도 함께 나왔다.
맛이 어떨지 너무 궁금했다. 상추 위에 밥과 불고기를 얹고 김치와 쌈장도 조금 올렸다. 흘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쌈을 싸서 입에 넣었다.
쌈밥은 맛있었다. 불고기는 정말 오랜만에 먹는 거긴 했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먹어서, 하늘 위에서 먹는다는 것에 더 의미부여를 해서인지 그 기분이 특별했다.
일본인 동료는 뭘 시켰을까, 하고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그는 화면을 응시한 채 쌈밥을 먹고 있었다. 역시 그도 아시아인이라서 한식을 시킨 걸까? 입맛에는 잘 맞을지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