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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Nov 10. 2022

설레이는 혼밥

당일치기 부여여행 3 

버스 안에서 창밖 풍경을 보며 눈을 감았다 뜨기를 반복, 2시간 반 정도가 지나자 버스는 부여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배가 고팠다. 



네이버 앱 지도를 켜고 근처에 어떤 음식점이 있나 휘리릭 살펴보았다.


그러다가 "돈가스 백반"이라는 곳이 눈에 띄었다. 리뷰를 쭉 읽어보니 평이 대체적으로 좋았다.


특히 "혼밥 하기 좋아요"라는 리뷰 때문에 무조건 거기서 밥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에서 내리자 갑자기 칼바람이 몰아쳤다. 다행히 입고 온 브라운색 코트가 무릎 밑까지 덮어서 바람을 막기 충분했다. 안에는 목폴라에 패딩조끼를 입고 와서 그렇게 춥게 느껴지지 않았다.


네이버 지도를 켜고 화살표 방향이 가리키는 대로 그렇게 돈가스 백반집을 찾아 나섰다.








복잡 복잡한 서울의 골목길과는 달리 부여는 참 한가로웠다.


왜 이렇게 길에 사람이 없지? 왠지 적막함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 느낌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지도를 계속 보며 드디어 돈가스집에 도착했다.


닫혀있던 문을 확 열었는데 세상에,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리뷰에 있는 말 그대로 혼밥을 하게 되었다. 


직원분이 수저통 정리를 하다가 나와 눈이 마주쳐서 좀 뻘쭘했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라서 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돈가스 백반 1인분을 주문했다.


손님은 나밖에 없었지만 가게에 티브이가 크게 틀어져 있어서 그나마 적막함이 덜했다.








원래 돈가스를 좋아해서 이 집 돈가스 맛이 어떨지 왠지 기대가 되었다. 


주방에서 돈가스 튀기는 소리가 바깥까지 다 들렸다. 


직원분께서 반찬을 테이블에 먼저 세팅해 주셨다. 배가 너무 고파서 반찬부터 먹었는데

다 맛있었다.


시계를 보니 벌써 2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밥 먹고 둘러보면 시간이 금세 가겠는걸?

어디에서 가서 뭐부터 구경해야 하지?


다시 지도를 켜고 내가 있는 곳 주변을 살펴보았다.


바로 근처에 정림사지와 궁남지라는 곳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걸어서 구경하기에 시간이 충분할까? 너무 늦는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손님, 식사 나왔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느라 머리가 복잡했는데 마침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이게 뭐라고, 돈가스 소스 향에, 혼밥할 생각에 갑자기 설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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