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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Mar 27. 2023

독일에서 즐긴 호텔조식   

독일 여행기

"소시지가 소시지맛이지 무슨 맛이겠어요, 하하하하하"


그러자 프로그램의 다른 패널들이 깔깔깔 거리며 함께 웃어댔다.


독일 음식을 소개하는 코너에서는 독일 소시지가 소개되고 있었다. 그러자 누군가 독일음식에는 감자랑 소시지밖에 없다며 놀려댔다.







그동안 나는 독일음식은 맛이 없을 거라고, 당연히 그렇게 생각을 해왔었다.


몇 년 전, 혼자 파리에서 2주 여행을 할 때였다.  프랑스 바게트, 프랑스 크루아상이 얼마나 맛있던지, 감탄을 했다. 기회가 된다면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 다시 가서 다른 음식도 맛보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독일"이라는 나라는 나중에 가고 싶은 유럽여행지 리스트에는 아예 없었다.


독일은 재미없는 유머, 그리고 소시지와 감자 밖에 없는 나라라고만 생각을 했었다.








새벽 6시 반, 별 기대 없는 마음으로 호텔의 조식장소로 향했다.


독일에 도착해서 뒤셀도르프에서 첫 일정이 있던 날이었다.





뒤셀도르프의 다운타운에서 좀 떨어진 곳으로 예약을 해서 이 호텔 주위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호텔을 잘못 잡은 건 아닐까, 기대 반 걱정반으로 도착을 했다.



근처에 맥도널드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식뷔페 코너를 한 바퀴 돌아 접시에 담은 음식을 먹으면서 깜짝 놀랐다.


곡물빵과 크루아상은 파리에서 먹었던 만큼 맛있었고 햄과 치즈는 신선했다.  게다가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는 그저 일품이었다.


야채가 하나도 안 들어간 스크램블도 좋았고 여러 종류의 허브티도 골라마실 수 있었다. 신선한 민트와 생강도 차와 마시라고 준비되어 있었다.



전시회 기간 내내 나의 우려와는 달리 독일호텔에서 먹은 "조식"은 정신없이 보내야 했던 일정을 버틸 수 있게 해 준 원동력이 돼주었다.






그중 내가 제일 좋아했던 음식은 감자로 만든 "해쉬브라운"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해쉬브라운은 맥도널드 모닝세트에 있는 냉동 해쉬브라운뿐이었다. 그래서 별 기대 없이 한 조각 가져왔는데, 어쩜, 속에 든 감자가 너무 촉촉했다.


내가 그동안 먹었던 해쉬브라운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그래서 조식장소에 가면 제일 먼저 해쉬브라운을 접시에 담고 케첩을 쭉 뿌렸다.


평소 소시지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독일 소시지도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소시지맛하고는 정말 달랐다.



문득, 독일에는 소시지와 감자밖에 없다던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다.


그때 그 프로그램에 나왔던 독일인은 독일 음식을 비웃는 사람을 반격하지도 않고  허허 웃으며, 독일 소시지 진짜 맛있어요, 하며 넘겼는데 이제야 왜 그랬는지 알게 되었다.


독일음식은 직접 먹어보지 않으면 절대로 모를 것이다.






아침에 적어도 세 번 이상은 왔다 갔다 하며 접시에 음식을 듬뿍 담아 먹었다.


얼마나 배가 부르도록 먹었는지 점심은 안 먹어도 괜찮았다.


저녁으로는 아침에 안 먹고 챙겨 온 사과, 자두, 빵 등으로 간단하게 때웠다.  그래야 다음 날 빈 속에 조식을 훨씬 더 즐길 수 있을 테니까.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뒤셀도르프에 머물면서 독일 소시지와 감자를 먹을 생각에 아침이면 눈이 절로 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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