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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Mar 29. 2023

독일에서 처음 타본 트램

독일 여행기


트램에 올라 빈자리에 앉았다.


다음역에 도착하자 한 독일여성분이 뒷문으로 오르더니 아무렇지 않게 빈자리에 앉았다.


그 뒤로 몇 명 더 트램에 올랐지만 아무도 표를 검사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 모습이 참 신기했다.








"저걸 어떻게 타는 걸까..."


뮌헨중앙역에 도착해서 역밖으로 나갔다.


역 바로 앞으로 파란색 트램이 지나가는 게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아주 신식도 아니고, 아주 낡지도 않은 트램은 뮌헨시내를 활보하고 있었다.






트램을 타보고 싶었지만 아직 어디로 갈지 정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무엇보다 트램을 어떻게 타야 하는지도 몰랐고 모르는 도시에서 트램을 탄다는 게 살짝 두렵게 느껴졌다.


그래서 일단은 마리엔 광장을 향해 무작정 걷기로 했다.




새로운 곳에 오면, 낯선 여행지에 가면 뚜벅이 여행자는 대중교통보다는 일단 먼저 걷기를 선택하는 편이다.


천천히 두 발로 걸으면서 사람들을 구경하고, 길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가게들이 있는지를 살펴보며 걸을 때, 온몸에 어떤 짜릿함이 퍼진다.







뮌헨에서의 첫날, 이천보가 넘도록 걷고 나니 더 이상 걸을 힘이 없었다. 그래서 둘째 날에는 기필코 트램을 타기로 했다.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바로 뮌헨중앙역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트램표를 살 수 있다고 들었다.





한국에서 지하철, 버스, 택시를 탈 때 신용카드만 사용하다가 트램표를 사기 위해 기계 앞에 서자 당황스러웠다.



인터넷에서 어떻게 표를 사야 하는지 보기는 했지만 막상 기계 앞에 서니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할지 막막했다.


문득 한국에서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 지하철표를 사기 위해 기계 앞을 서성거리던 외국인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사람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그들과 같은 여행자가 된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스크린에 쓰여있는 글자를 읽어 내렸다.


몇 번의 터치와 오류 끝에 드디어 내가 원하는 "Single Day Ticket"을 구매했다.


하루종일 트램을 탈 수 있는데 가격은 8.8 EURO, 한국돈으로 만원 정도였다.


이 티켓으로 하루종일 트램을 탈 수 있다니!










종이티켓을 손에 잘 쥐고 트램 타는 곳으로 갔다.


오늘의 계획은 트램을 타고 님펜부르크 궁전까지 가는 거였다.









역에 도착한 지 몇 분 후, 내가 타야 하는 트램이 왔다.


떨리는 마음으로 뒷문을 통해 트램에 올랐다.







역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사진을 첨부하다 보니 트램 안에도 티켓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굳이 티켓을 사기 위해 헤매지 않아도 되는 거였구나!







독일에서는 트램을 탈 때 표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대신 표를 사고 펀칭기계에 넣고 셀프로 티켓팅을 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내 표는 Single Day Ticket 이어서 굳이 펀칭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래도 혹시나 몰라 펀칭을 하려고 티켓을 펀칭기계에 넣어봤는데 표가 아예 들어가지 았았다.


그래서 마음을 편하게 먹고 자리에 앉았다.


가끔 경찰들이 불시에 표검사를 하는데 만약 표가 없으면 벌금이 60유로, 약 8만 원이라고 한다.


혹시나 검문에 걸리지 않을까 싶어 트램이 뮌헨 시내를 활보하는 내내 주머니에 넣은 티켓을 꽉 움켜쥐었다.









창가자리에 앉으니 내가 걸었던 길들이 보였다. 그 길들은 쏜살같이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트램을 타기 전, 두 발로 뮌헨거리를 활보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했는데 님펜부르크궁전에 도착하기까지 아무도 표검사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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