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나는 이번 추석 때 홀로 도쿄여행을 또 계획하고 있다. 올해만 벌써 4번째다. 추석연휴라 평소보다 비행기표가 비쌌지만 가격대가 그중 최대한 낮은 것으로 골라 구매를 했다.
표를 산 뒤 황금연휴가 생겨서 좀 억울했지만 적당한 4박 5일의 일정이다. 동생친구도 온다고 해서 겹치지 않게 일정을 조정했다. 그리고 10월에는 부모님과 한번 더 갈 예정이다.
"아~동생이 도쿄에 1년 파견을 나가 있어요. 그래서 도쿄에 가면 숙박비는 무료예요! 비행기 티켓만 사면 돼서 가는 거예요!"
그제야 다들 고개를 끄덕거렸다. 굳이 이런 부분까지는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내가 왜 이렇게 도쿄에 자주 가는지 궁금해하는 것 같아서 그냥 말해버렸다.
뭔가 해명하는 이 기분은 뭐지? 아무튼 이제야 나도 마음이 놓였다.
교보문고에 갔다가 여행책 코너에 발걸음이 멈췄다. 빠르게 스캔해 도쿄여행책 몇 권을 들춰봤다. 아직도 내가 안 가본, 모르는 곳들이 일 목정 연하게 설명이 되어있었다. 내 발걸음대로 가는 것도 좋지만 이번에는 가이드북을 참고해서 안 가본 곳을 가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도서관에서 도쿄여행책을 빌리려고 했지만 이미 예약을 한 사람들이 많았다. 몇 번을 망설이다가 이만 원이 조금 안 되는 도쿄가이드북을 인터넷 새벽배송으로 주문을 해버렸다. 여행책은 몇 해에 한 번씩 개정판이 나와서 빌려 보는 게 날 거라고 생각했지만 2023년, 올해 이렇게 자주 간 도쿄를 기념하고 추억하고 싶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현관문을 열자 전날 주문한 도쿄여행책이 도착해 있었다. 크리스마스 아침에 산타할아버지 선물을 받고 설레어하는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이 순간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