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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마리
Oct 06. 2023
도쿄에 도착은 했습니다만
나홀로 도쿄
동생을 지하철역 앞에서 만나 집열쇠를 전달받기로 했다. 짐을 끌고 밖으로 나오자 뜨거운 날씨가 느껴졌다.
양산을 꺼내서 그늘진 곳에서 동생을 기다렸다.
몇 분 기다렸을까, 동생이 도착했다. 그리고 열쇠를 받아 일단 집으로 향했다.
짐을 풀고 좀 누워있다가 다시 밖으로 나왔다.
새벽부터 움직여서인지 온몸에 피로감이 몰려왔다. 한숨 자고 싶었지만 시간이 아까웠다.
비행기표를 사고 난 후 그동안 출발할 날짜만 애타게 기다렸었다. 일본여행자들을 위한 인터넷 카페를 하루에도 몇 번씩 드나들며, 도쿄의 한적한 골목을 걷는 내 모습을 상상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며 지내왔는데, 막상 도쿄에 도착하니 마음이 꽤 덤덤했다.
눈앞에 보이는 풍경 역시 익숙했다.
몇 개월 전, 십여 년 만에 도쿄에 다시 왔을 때 느꼈던 그런 설렘은 없었다.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서 1300엔 버스를 타고 도쿄역에 도착하자마자 지난번에 갔던 돈가스 집으로 가서 줄을 섰다. 소스가 특별해서 기억에 남았던 곳이었다. 그 돈가스를 꼭 다시 먹고 싶었다. 도쿄역에 나만 아는 맛집이 생긴 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그때 먹었던 맛이 나지 않았다. 분명히 같은 메뉴인데 왜 이번에는 별로인 것처럼 느껴지는 거지...? 돈가스를 다 먹고 속도 느글거렸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피곤한 걸까.
내가 원했던 "기분"은 이게 아니었는데...
축 처지는 기분을 어떻게라도 만회하고 싶었다.
익숙한 곳을 벗어나 안 가본 동네를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하철 노선도를 살피다 어느 한 곳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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