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에너지를 다시 찾게 된 비결

루틴 있는 삶을 살고 싶다

by 마리

퇴근하고 카페에 오는 건 회사를 다니면서 아마 처음, 아니 두 번째인듯하다.


카페는 주로, 아니 거의 매일 점심시간에 갔었다. 점심 먹고 가는 카페는 나에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유일한 휴식의 공간이었다.


그런데 저녁 퇴근시간에 내가 카페에 와 있다니.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이 끝나면 피곤해서 쏜살같이 집으로 달려갔었다.


그런데 얼마 전, 퇴근하고 지하철역으로 가는데 불이 반짝반짝 켜진 스타벅스가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매장 내부를 들여다보니 빈 테이블이 꽤 보였다. 점심시간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서 아예 가기도 싫은 곳이었는데 저녁은 분위기가 너무 여유로워 보였다.


오랜만에 카페에 좀 앉았다 갈까, 했지만 컴컴한 하늘에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핸드폰에는 도로가 미끄러우니 사고에 유의하라는 행정안전문자 알람이 계속 왔다. 할 수 없이 마음을 접고 지하철역으로 갔다. 역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역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지하철은 또 지연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카페에서 좀 쉬다 올걸…


하지만 이미 표를 찍고 들어와서 다시 나갈 수도 없었다. 전광판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찬바람에 감기가 걸릴 것 같아 패당 잠바에 달린 털모자를 푹 눌러썼다.


장갑도 끼고 지하철 오기만을 기다렸다. 평소보다 더 기다린 후에야 지하철을 겨우 타고 집에 도착했다.






사실 이 스타벅스는 퇴근 후 매일 가는 지하철의 반대방향애 있는 곳이다. 그래서 평소 퇴근길 저녁에는 이곳을 지나칠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 매번 가는 지하철 반대편 방향 근처 헬스장에 등록을 했다. 점심에 30분 정도 운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하루 입장이 무한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저녁에는 샤워만 하고 가기로 했다.






날도 추운데 따뜻한 물에 씻고 나오니 하루의 피로가 다 풀리는 기분이었다.


기분도 좋고 몸이 너무 가벼웠다.


그렇게 개운한 마음으로 헬스장에서 나오다 바로 옆에 있는 넓은 스타벅스 매장이 눈에 들어왔다. 눈이 내려 못 갔던 그곳을 그날은 무작정 들어갔다


회사에서 2026년에 실적을 꼭 채워야 한다는 지시에 심적 부담감이 컸다.


이 마음을 홀로 좀 식히고 싶었다.





카페 안은 따뜻했다.

혼자 핸드폰을 보거나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는 사람들 틈에서 위로가 느껴졌다.


어차피 지금 집에 가면 여전히 지하철은 혼잡할 테고 도착하면 누워서 유튜브만 볼게 뻔했다.


차 한잔을 시키고 다이어리를 펼치고 끄적끄적 생각들을 정리했다.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도 적어보았다.



집중이 너무 잘 되었다.


운동을 시작하며 자연스레 퇴근길 방향을 바꾸니 그동안 몰랐던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이 루틴으로 그동안 미루던 일들을 조금씩 해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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