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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바다거북 Nov 27. 2019

소원을 들으시는 하나님

스물아홉의 나는 로마의 거리 위에서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시는 하나님에 대해 생각했다.

참 가난했던 어린 날, 그럼에도 언젠가  땅을 밟아보리라는 꿈을 꾸었 때가 있었다.
나조차 잊어버렸던 꿈, 스물아홉의 내겐 의미를 잃어버려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 어린 날의 소원의 정중앙에 어느새 서 있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자신보다도 더 내 어린 날의 소원을 소중히 여기시는 하나님을 배웠다.

도움이 절박했던 많은 순간들, 단 한 번의 기적 같은 만남이나 위로 따위 없었던 유년시절을 나는 늘 연민했고, 그 연민이 너무 깊어질 때면 나도 몰래 하나님을 원망했다.
그러나 하나님을 알지도 못했던 그 어린 계집애의 소원을, 이젠 나조차 잊었으므로 아무에게도 기억되지 않고 사라져 버린 그 소망을 하나님은 아직 기억하고 계심을 깨닫게 되었을 때에 나는 어리석은 자기연민을 모두 거두게 되었다.


그때에 귀에 울리는 말씀이 있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다시 찾아와 하셨던 말씀,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젊어서는 네가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치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요한복음 21:18 "

네, 주님. 저의 젊은 날 동안에 주님께서는 제가 소원하는 곳 어디든 다니게 해 주셨지요. 이제 족합니다. 이제는 어디든 주님이 가라시는 곳으로 가겠습니다. 기꺼이요.


그때의 고백은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다.
주님, 어디든 가라고 하시는 곳으로 가겠습니다. 기꺼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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