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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수상구조사입니다! 도와드릴테니 침착하십시요

수영사관학교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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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수상구조사입니다! 도와드릴테니 침착하십시요]



수상에서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들을 일컬어 [라이프가드]라고 합니다.


그 라이프가드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단계가 나뉘는데요

실내수영장에서만 안전근무를 할 수 있는 수상안전요원

해수욕장 및 워터파크 같이 오픈된 공간에서 안전근무를 할 수 있는 인명구조요원 (중급반 상위 순번들은 쉽게 취득 가능 - 수영강사 채용시 이 자격증만으로 수영강사 지원 가능한 현 세대)

그리고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민간자격증이던 라이프가드 자격을 국가자격으로 격상시켜 만든 것이 바로 [수상구조사]입니다.


물론 수상구조사가 가장 취득하기 어려운 자격증이고요~ 세부내역은 마치 50대 아재들이 잘 아는 [맥가이버]와 같은 능력을 지녀야 할 정도로 취득이 어렵고 힘듭니다.


2023년 현재 기준(24년결과가 아직 집계 안되었다고) 전국에 수상구조사는 4천1백명이 안되고요! 50대 수상구조사는 10명밖에 안됩니다. 그 10명중에 1명이 50대인 저이기도 하고요!!! (어깨뿜뿜) ㅎㅎ


원래는 생활체육지도자(수영) 자격증 준비할 때, 주위에서 젊은 친구들이 도전을 많이들 하길래 저도 해보았죠! 젊은 친구들은 해경특채 모집을 위해 반드시 취득해야 하는 자격증인데요, 해경특채 입사시 변호자 자격증이 가산점 5점입니다. 바로 수상구조사 자격증이 그만큼 높은 5점을 주고요! 수상구조사를 취득하지 못하면 해경특채로 선발될 수도 없을 정도로 필수 자격증이죠!!!


그렇게 젊은 친구들과 수영하면서 함께 준비해서 취득하게 되었는데요!! 정말 정말 너무 너무 힘들고, 어렵고, 눈물날 정도로 힘듭니다. 그런데, 정작 시험은 준비과정보다 몇 배는 더 힘들어요! 시험치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 들 정도랍니다. 실제 시험치다가 119 구급차에 실려가는 응시자도 제법 있어요!!! 오죽하면 시험치기 무서워서 한번 떨어지면 재응시율이 극악하다네요!!!


저는 첫번째를 서울 YMCA에서 영법테스트에서 과락으로 불합격하고요, 김천에서 2차로 바로 붙었습니다. 2차 김천에서 시험도 정말 죽다가 살아났고요! 저 덕분(?)에 같이 응시한 젊은친구들은 참 많이 휴식도 취했네요!!!


자세한건 기회가 되면 그 스팩타클한 이야기를 다시 알려드리고요!!!

(브런치 댓글로 10명 이상 요청 들어온다면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ㅎㅎ)


그만큼 수상구조사라는 자격증은 취득하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뭘로 마무리 해야할지…


아~ 수영에 대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것도 언급하고 싶어요


첫줄에 말했던

[저는 수상구조사입니다! 도와드릴테니 침착하십시요]


이 말은 수상구조사가 요구조자(익수자)에게 구하는 순간에 전달하는 메시지입니다.

저는 이 메시지를 자주 입으로 되뇌이고요!

스스로에게 이미지 트레이닝을 합니다.


아시다시피, 제가 바다수영을 좋아하는데요

수상구조사 자격을 취득하기 전 바다수영때의 제 마음가짐을 먼저 말해보면,


실력이 늘어감에 따라 사람 마음이 간사해집디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데,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어 하늘을 쳐다보는 격이죠!!!


바다수영 10회가 넘어가니까, 안전 부이를 일단 먼저 안찹니다.

철인들 수영하는 훈련을 보니까 핀도 한번씩 뺍니다.

그러다 거의 매번 핀빼고 바다수영했습니다. (나름 훈련한다고 생각해서…)


하이시즌 되니까 이젠 슈트도 뺍니다. (입고벗고 너무 귀찮아지니)

그럼 알탕이겠죠???


게다가 무모한 코스로 번개를 치다가 다시 겸손이 필요해지기도 하죠!


이렇게 실력 상승에 따라 비례하여 장비가 간소해집디다. (저포함 많은 분들이 그러는 걸 보았습니다.)


그런데 수상구조사 자격증을 받고 나서 작게나마 제게 각성이 일어납니다.


저는 수상구조사이지만, 실제 제 주위에 요구조자(익수자)가 발생되면 구할 능력이 되나?라고 묻는다면, No입니다. 자격증을 소지하기만 했지, 실제 누구를 구할 능력은 되지 않습니다. 체력 좋은 젊은 해경들도 익수자를 구하고 나면 바닷가에 쓰러져서 죽을 듯이 호흡을 헐떡이는 모습들을 보았는데, 저 같은 나이 많은 아재들은 구하기는 커녕, 구하다가 함께 익사할 위험도 있고, 뭔가 능력자가 되었다기보다는 일반인보다 좀 낫다! 수준인거에요


그래서 생활을 패턴을 바꿔봅니다.


시험치기 6개월전부터 본 일상업무 시작하기 전에 매일 반복했던 지상 훈련


1. 매듭16가지 묶기 반복

2. 구명땟목 작동법

3. CPR 심폐소생술


자격증 취득하고 중지한 이 훈련을 다시 매일 30분씩 현재도 연습합니다.


4. 바다수영할때 핀 매번 장착

5. 바다수영할때 부이 장착

6. 바다수영할때 가급적 슈트입기 (가급적 알탕안하기)


1~3번은 계속 연습해야 잊지 않습니다.


지상에서 심정지 오는 사람을 살렸다는 뉴스를 우리는 자주 듣습니다. 나도 언젠가 그런 사람을 맞닥뜨릴 기회가 올텐데, 그럴때 시험을 위한 공부로 끝내버리면, 실제 그런 상황이 발생해도 CPR을, 그리고 구조요청을 할 수가 없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바다에서 강에서 사람 구할 실력은 안되어도, 지상에서 이런 사람을 만나게 되면 꼭 살려보자! 운이 좋지 않아 살리지 못하더라도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심폐소생술을 해보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진지하게 매일 연습하고 있고, 지금도 매일 반복하고 있습니다! ^^v


4~6번은 나 혼자 수영을 한다면 저 장비들이 크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바다에서 누군가 심정지가 오거나 익수자를 구해야 할 때 저 장비들이 있다면 구조하기가 쉬울 것입니다. 정말 운이 좋다면 실제 구할 수도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일이 발생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런 일이 발생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사람일은 어떻게 될 지 모르잖아요?


특히 부이가 필수인 이유는 부력도 있지만, 나의 위치를 알리는 중요함이 있어요


그렇게 함께 수영나온 아내를 구할 수도 있을 것이고요,

함께 수영나온 동료를 구할 수도 있겠죠!

만약 장비가 없는 상태에서 구하려면, 제 목숨도 걸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바다수영할 때에도 장비를 챙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핀은 장착해도 훈련하고 싶으면 발 안쓰고 팔로만 수영하면 되고

부이는 내가 심정지 되어도 아내가 내몸 밑으로 부이를 밀어넣기만 해도, 구조영법을 아내가 몰라도, 나도 살 수 있겠죠?


그런 면에서 슈트도 마찬가지겠고요.


그런데 슈트는 정말 요즘 하이시즌에는 입고벗기 힘들어서 나름 잔머리?를 굴려 반바지 네오프렌 슈트로 바꾸고, 위에는 래시가드, 아래는 워터레깅스(해파리대처) 장착하여 수영한답니다.


(그런데 바다수영 하러 가다보면, 이것들 다 챙겨서 들어가게 되면 참 많은 시간을 지연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랑 수영하시는 분들은 제 입수때까지 시간을 제법 많이 잡아 먹게 되는데요, 미안하고요! 또 한편으로는 이해 바랍니다.)


자격증 취득하고 작지만 이런 작은 변화들이 제 수영 마인드나 삶의 태도를 조금씩 바꿔 나가고 있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수영능력이 일천한 50넘은 아재도 획득한 수상구조사 자격!!!


우리 수영에 미친자들 중에 저보다 실력자들 천지빼까리입니다!!!


모쪼록 모두 도전하셔서 그깟?? 노노 대단한!!! 자격증 챙겨가세요!!


이글을 보시는 브런치 독자 분들도 언젠가는 저와 함께 바다에서 만나 바다수영도 함께해요!!!



<<< 글 읽는 주요 대상 >>>

수영을 갓 시작한 초보자

수영이 너무 좋고 이제 평영을 시작하려는 중급자

수영을 하루 못하면 답답해지는 고급자

그리고 수영이 너무 배우고 싶은데 헤매고 있는 일반인

수업시간에 이런 자격증이 있다고 꼭 도전해보라고 추천 해주는 우리 좋은 강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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