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고양이...... "콩"

길을 떠나자

by 진동길


파도가 제 몸을 던져 부서지던 날

낭만 고양이에게 말했다.


세상을 살피려면 떠나야 하듯,
마음을 두루 살피려거든 떠나야 한다.

흔들리며 걷고 있는지
가야 할 곳으로 가고 있는지
지나온 걸음과 가야 할 길을 살피려거든
떠나야 한다.

대하(大河)는 파도처럼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흘렀다.

사람의 길은 흔들리며 가는 길
똑바로 걸을 수는 없겠지
이른 봄, 향기로운 매화도
빨간 열매를 맺은 저 나무도
시달리며 꽃 피우고 열매 맺었으리니

세상을 살피려면 떠나야 하듯,
마음이 상하지 않으려거든 고이지 말아야 한다.

일깨우기도 하고, 다그치기도 하며 가자
토닥이기도 하고, 어르기도 하며 걷자

어느 때, 돌아갈 곳이 생각나거든
그곳이 너의 안식처
해야 할 일이 간절해지거든
그 일이 너의 일
문득 누군가 그리워지거든
그가 너의 사람

세상을 살피려면 떠나야 하듯,

그대 안에 떨고 있는 보라색 꿈과
초록 하늘을 만나려거든 흘러야 한다.
깊고 푸른 밤이
다시 일어서는 곳으로
바람이 부딪쳐 부서지는 저 끝으로

길을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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