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단지

천국

by 진동길


# 파스카

모든 것은 시간과 함께 지나가고 흘러가지만, 그렇지 않고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피조물에 대한 사랑과 인간의 하느님을 향한 사랑이 그렇습니다.

또 요한은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은 지나가고, 세상의 욕망도 지나갑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은 영원히 남습니다.”(1요한 2,17)

그리고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파스카를 거행한다는 것은 지나간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지나가지 않는 것을 지나가는 것’이다. ‘세상과 함께 지나가지 않기 위하여 세상으로부터 지나가는 것이다.’”(요한복음 강해)

# 솔로몬 왕과 지혜로운 여인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할 때, 솔로몬 왕은 자신의 나라에 위대한 건축 기술자가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됩니다.

곧 사람을 보내어 그 기술자를 초대합니다. 성전건축을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와 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런데 기술자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기를 꺼렸습니다.

그 이유는 그에게는 너무도 사랑하는 아내가 있었는데, 자신이 사라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걱정하였던 것이지요. 혹시 자기가 집을 비운 사이 ​나쁜 사내들이 아내를 탐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왕은 다시 그 지역 영주에게 사신을 보내어 그를 설득해보라고 했습니다. 그 지역 영주까지 와서 부탁하자 그는 이 사실을 아내에게 말하며 자신의 속마음도 털어놓았습니다.

아내는 걱정하지 말라고 하며 목에 반지를 걸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반지에 불이 붙지 않는 한 자신은 남편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으라고 했지요.

소문대로 기술자는 그 누구보다 성전을 짓는데 열심히 일했습니다. 솔로몬 왕은 기술자를 만나 칭찬을 하던 중, 목에 걸린 반지의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가 말하기를 이것은 아내가 자신을 향한 사랑의 징표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솔로몬 왕은 장난기가 발동해 나라에서 가장 잘 생기고 똑똑한 청년 둘을 그 집에 보내어 아내를 유혹해보라고 했지요.

두 청년을 맞은 기술자의 아내는 손님을 정중히 맞아주었고 잠자리까지 마련해주었습니다. 그런데 두 청년은 왕명에 따라 밤에 그녀를 유혹하기 위해 문을 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문은 잠겨진 채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두 청년의 이야기를 들은 솔로몬 왕은 이번에는 자신이 변장을 하고 직접 나서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녀를 찾아가 하루 묵기를 청했습니다.

기술자의 아내는 손님의 지혜와 기품에 손님이 솔로몬 왕임을 바로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시험하기 위해 왔다는 것도 눈치챘지요.

그래서 그녀는 왕에게 여러 개의 달걀을 삶아서 저녁으로 대접했습니다. 달걀에는 각기 다른 색이 칠해져 있었고 그녀가 왕에게 말했습니다.

“왕이시여, 색이 다른 달걀의 맛 어떻습니까?”

“내가 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구려. 물론 맛은 다 똑같겠지요.”

“여자도 똑같습니다. 겉으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속은 다 똑같습니다. 저는 임금께 속한 백성이라 모든 것은 임금께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천상의 지혜를 지닌 왕께서도 세상 모든 욕망은 헛된 것임을 아시리라 믿습니다.”

솔로몬은 자신의 장난이 지나쳤음을 사과하며 말했습니다.

"너의 지조 있고 덕성스러움에 축복이 있기를."

그리고 솔로몬은 그녀에게 누이가 되어 달라고 말하고 값비싼 선물을 주고 예루살렘으로 되돌아온 후, 그녀의 남편에게 그 이야기를 전하면서 말했습니다.

"​그대는 집에 돌아가도 좋다. 그토록 좋은 여인을 아내로 맞은 그대에게 축복이 있기를."

​솔로몬은 다른 사람보다 열 배나 많은 보수와 상금을 기술자에게 선물하고는 고향으로 돌아가게 했습니다. -탈무드에서 참조-

# 천국의 맛? 천국의 삶? 어디에?

“왕이시여, 색이 다른 달걀의 맛 어떻습니까?”

“여자도 똑같습니다. 겉으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속은 다 똑같습니다. 저는 임금께 속한 백성이라 모든 것은 임금께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천상의 지혜를 지닌 왕께서도 세상 모든 욕망은 헛된 것임을 아시리라 믿습니다.”

현명한 여인의 지혜로운 답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마태 28,10.)

천국의 삶은 어떤 맛일까요? 천국은 어디에 있을까요? 혹시 천국의 삶과 그 나라를 너무 미화하거나 너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너희를 떠나 하늘로 올라가신 저 예수는, 그분이 하늘로 가시는 것을 너희가 본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사도 1,11.)

예수님께서 다시 오신다네요? 웬일이지요? 제자들을 우리가 생각하는 천국으로 부르실 줄 알았는데. 아쉽게도 그분이 다시 오신다고 합니다.

무슨 일일까요? 우리가 기대하고 상상한 천국의 삶을 마다하시고 왜 다시 오신다는 것이죠? 혹시 천국이 우리가 생각했던 딴 나라가 아니라는 말씀인가요?

혹시 우리도 죽었다가 다시 내가 살던 삶의 자리로 돌아와야 하는 건가요? 예수님께서 여기에 계시니 말이에요.

# 첫사랑, 첫 마음의 땅(자리)

천사가 말합니다.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이제 여러분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터이니, 여러분은 그분을 거기서 뵙게 될 것입니다.”(마태 28,8)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마태 28,10)

“이민족들의 갈릴래아,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빛이 떠올랐다.”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마태 4,14-16)

갈릴래아는 부르심이 시작된 곳이고, 혼인 잔치가 이루어진 자리입니다. 물이 피가 된 잔치. 정화와 생명의 잔치, 축복과 축제의 잔치가 그분에 의해 시작된 곳입니다.

하느님과 인간이 사랑을 나눈 곳, 행복 헌장이 선포되고 세상 구원을 위해 첫걸음이 시작된 곳도 갈릴래아입니다. 아버지의 나라가 선포되고 시작된 곳이지요.

주님은 제자들을 처음으로 부르신 곳으로 다시 부르십니다. 첫사랑을 기억하라고, 첫 고백과 첫 마음으로 돌아가라고 당신도 사랑의 흔적을 찾아 다시 돌아오실 것이라고 말이지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사도 1,11)

# 삶의 자리로 다시 돌아가시오

갈릴래아는 우리의 일상입니다. 내 삶의 자리입니다. 매일매일 하느님과 이웃들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우리가 주님과 함께 있기 위해서 세상으로부터 도망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구세주께서 우리와 함께 내 삶의 자리에 계시기 때문입니다.(마태 28,20)

여기가 천국입니다. 언제든 우리는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죽은 몸은 다시 부활해서 갈릴래아로 돌아가야 합니다.

바로 지금. 바로 여기 이 땅. 이 광야. 내가 있는 이곳이 천국의 시작입니다. 부활의 기쁨이 시작되는 땅. 그 길이 꽃 길이고 천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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