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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동길 Jun 11. 2021

소금단지

거룩한 사랑


# 진실한 사랑


한 청년이 어떤 아름다운 아가씨를 너무나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가씨는 얼굴은 예뻤지만,  믿고 신뢰하는 마음이 부족했습니다.


어느 날 그 아가씨는 청년이 정말로 자기를 사랑하는지 시험해보고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청년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당신이 정말 날 사랑하는지 믿을 수 없어요. 그러니 당신이 정말 나를 사랑한다면, 당신 어머니의 심장을 꺼내서 가져오세요. 그러면 당신의 사랑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아, 탐욕적이고 위선적인 사랑에 눈이 멀고 마음마저 빼앗긴 청년은 그 아가씨의 말대로 어머니의 심장을 꺼내어 두 손에 들고는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아가씨의 사랑을 얻게 된 기쁨에 달음질쳐 아가씨에게로 습니다.


그러다가 너무 서두른 나머지 그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때 어머니의 심장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애야, 다치지 않았니? 조심하거라."


가짜 사랑에 속아 자기를 죽인 못난 아들이지만 어머니의 진실한 사랑은 결코 죽을 수 없었습니다.


진심으로 사랑하고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랑은 사랑하는 그 사람 곁을 결코 떠날 수 없는가 봅니다. 언제, 언제까지나. 영원히.


# 신의 사랑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스라엘이 아이였을 때에 나는 그를 사랑하여 나의 그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내가 에프라임에게 걸음마를 가르쳐 주고 내 팔로 안아 주었지만 그들은 내가 자기들의 병을 고쳐 준 줄을 알지 못하였다.


나는 인정의 끈으로, 사랑의 줄로 그들을 끌어당겼으며 젖먹이처럼 들어 올려 볼을 비비고 몸을 굽혀 먹여 주었다.


내 마음이 미어지고 연민이 북받쳐 오른다. 나는 타오르는 내 분노대로 행동하지 않고 에프라임을 다시는 멸망시키지 않으리라.


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다. 나는 네 가운데에 있는 ‘거룩한 이’ 분노를 터뜨리며 너에게 다가가지 않으리라.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 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호세 11,1.3-4.8ㅁ-9; 이사 49,15.)


# 어미 우렁이


우렁이들이 알에서 깨어나면 어미의 속살을 파먹으며 자란다. 혼자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빈껍데기만 남을 때까지..


긴긴 고통의 날들이 가고 껍데기만 남은 어미 우렁이. 물 위로 둥둥 떠올라 물 따라 바람 따라 말없이 떠내려간다.


둥둥... 두둥실. 하늘의 구름처럼. 망각의 강을 지나고 푸른 바다를 건너서 별들이 잠든 곳으로 아주 먼 여행을 간다. 물 따라 바람 따라 떠내려간다.


"엄마... 엄마... "


몸이 없어... 불러도 대답을 할 수 없는 어미 우렁이. 안타까운 마음에 바람 따라 물 따라 흔들흔들 흔들려 간다.


불러도 대답 없는 우리 엄마... 새 가마 타고 아주 아주 먼 곳으로 시집간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흔들흔들 새 가마 타고 아주아주 먼 곳으로 시집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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