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 너희가 심판하는 그대로 너희도 심판받고,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받을 것이다."(마태 7,1-2.)
여러분은 하루에 몇 번이나 거울을 보시나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양치하면서부터 시작한 거울보기는 이런저런 이유로 보고 또 보고, 보고 싶지 않을 때도 봐야 합니다.
거울 보기는 사실 거울을 보는 게 아니지요.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는 일이고 거울 앞에 마주 선 나와 대면하는 것입니다. 특이한 일은 거울 앞에 섰을 때, 나는 내 외모만 보는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까지는 자기의 내면까지 저절로 들여다봐지게 되는데요.
거울을 통해서 우리는 나만 보게 되지 않고 세상도 함께 보게 됩니다. 그런데 그 속엔 좋은 얼굴 아름다운 모습뿐만 아니라 원수 같은 얼굴도 보기 싫은 꼴도 보게 됩니다.
여러분은 원수 같은 얼굴을 마주하게 되면 어떤 표정과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저절로 심판하게 되고 판단하게 되는 게 대부분의 사람들 마음인 것 같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 너희가 심판하는 그대로 너희도 심판받고,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받을 것이다." 하십니다.
또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뚜렷이 보고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 하십니다.(마태 7,5.)
"他山之石 可以攻玉 타산지석 가이공옥"이라는 말이 있지요.
비록 다른 산에서 있는 거칠고 나쁜 돌이라도 숫돌로 쓰면 자기(自己)의 옥을 갈 수가 있다는 뜻으로 자주 쓰이는 말인데요.
내 옆에 있는 원수 같은(?) 형제자매는 또 다른 나의 거울입니다. 나를 갈고닦을 수 있는 하느님의 귀한 선물임이 분명합니다.
원수라는 프레임은 내가 만든 것이지요. 비록 내가 기대했던 형제의 모습과 아주 다를지라도 그 형제 안에서 나를 불편하게 하는 모습은 나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나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내 마음의 창'으로 창조된 원수의 형상입니다.
"모든 마음에는 이유가 있다"라고 합니다. 자의 반 타의 반,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주할 수밖에 없는 거울과 형제. 내 기대에 차지 않거나 내 뜻과 반대로 행동하는 형제의 단점과 잘못된 점을 볼 때마다 그 형제가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과 처지를 먼저 헤아릴 수 있는 넓은 마음과 사랑을 청할 수 있기를 함께 기도합니다.
인생은 ‘개안(開眼)의 여정’이자 '깨달음의 여정'이며, 물든 영혼을 닦아내는 여정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