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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동길 Jul 13. 2021

소금단지

그건 당신의 잘못입니다


# 그건 당신의 잘못입니다.


“당신의 삶이 평화와 기쁨, 감사로 충만하지 않다면, 그건 당신의 잘못(if your life is not filled with peace, joy and thanksgiving, it’s your fault)”라고 말하며 하느님은 우리에게 자유를 주었지만 기본적인 결정은 우리 각자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 자신이 어떤 종류의 인간이 되도록 스스로 선택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모든 사람은 “하느님의 눈으로 보면 완전히 성공한 인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인생이 성공한 삶이냐에 대해서는 하님 뜻을 따른 삶을 제시했다. 예수님은 가난하고 젊어서 죽었고 가장 가까운 친구들로부터 버림받았는데도 “하느님의 뜻에 따랐기 때문에 완벽한 삶”(But Jesus lived a perfect life because he followed the will of God)이라는 것이다.


95세 고령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테네시주 내쉬빌의 무주택자를 위한 해비타트운동의 집짓기 현장에서 -국민일보, 2019-10-08.-


# 내 안의 우상?


살다 보면 체면치레와 겉 꾸밈에 나도 모르게 진실을 속일 때가 있습니다. 내가 만든 ‘나’(우상  idol, 헛것) 때문에 어리석은 일을 저지를 때가 많지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내가 만든 ‘나’(우상, 위선)를 하느님 앞에 내어보기가 참 힘든 것 같습니다.


지혜로운 척하지만 어리석은 사람과 어리석은 것 같지만, 지혜로운 사람이 있습니다.


아침마다 늘 신문을 한참 동안 보는 노인이 계셨습니다. 수십 년째 아침이면 신문을 보십니다. 그런데 그분은 글을 읽을 줄 모르는 문맹자셨습니다. 그분이 신문을 보시기 시작한 것은 아들이 혼인하고부터입니다. 며느리와 같이 살면서 자신이 문맹자임을 감추시려고 아침마다 신문을 읽는 척하셨던 것입니다. 글을 모르는 아버지를 부끄러워해서 아들은 늘 아버지 앞에 신문을 가져다주었고 아버지도 자신과 아들의 체면 때문에 아침마다 신문을 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반면에 이런 어르신도 계십니다.


일본어 강습반의 새 학기 등록이 막 시작될 무렵 한 노인이 찾아왔습니다.


“아드님을 대신하여 등록하러 오셨습니까?”

등록을 받는 직원이 상냥하게 물었습니다.


“아니, 내가 일본어를 좀 배우려고 하는데요.”

직원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짓자, 노인은 잠시 망설이더니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글쎄, 며느리가 일본 사람인데 말이 전혀 통하지 않아 답답해서요. 일본어를 배워서 간단한 대화라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예순 여덟이외다.”


“어르신이 일본어로 대화를 하시려면 최소한 2년은 배워야 합니다. 그때가 되면 칠순이 되실 텐데요.”


노인은 빙그레 웃으며 반문했습니다.


“만약 내가 그 사이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내 나인 계속 예순여덟인가요?” -아침을 열어주는 101가지 성공이야기-


# 힘없는 모세


파라오 공주의 아들이었을 때의 모세는 힘과 권력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힘으로 정의를 세우려 했지요. 스스로 심판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자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미디안 땅으로 도망친 모세. 장인 이트로의 양 떼를 치는 모세에게는 이제 권력도 힘도 없습니다.


모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파라오의 궁궐이 아닌 장인의 집에 더부살이로 살아가면서 양 떼를 치는 목동의 신세이며, 목동의 삶이 그렇듯이 정처 없는 떠돌이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잃은 그의 삶이 오히려 모세에게는 영적 성숙과 성장의 시간을 가져다주었을 것입니다. 일용할 양식에 감사했을 것이고 비와 바람, 햇빛이 가져다주는 풍요로움에 고마워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모든 세상을 섭리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다스리심을 느낄 수 있었겠지요.


모세는 이제 자신에게는 아무런 힘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참 지혜를 만난 것입니다. 참 슬기를 얻게 된 것입니다. 시련의 시간, 수련이 시간 동안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은총을 베푼 것이지요. 인간은 먼지와 같은 존재, 하느님 없이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임을 알게 해 주셨습니다.


자신을 알게 된 모세에게 하느님께서 이제 당신을 드러내 보이십니다. 그리고 역사에 남을 소명을 말씀하십니다.


“내가 이제 너를 파라오에게 보낼 터이니,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어라.”(탈출 3,10)


그러자 모세가 하느님께 아뢰었다.

“제가 무엇이라고 감히 파라오에게 가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낼 수 있겠습니까?”(3,11)


하느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기드온이 말하였다. “나리,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제가 어떻게 이스라엘을 구원할 수 있단 말입니까? 보십시오, 저의 씨족은 므나쎄 지파에서 가장 약합니다. 또 저는 제 아버지 집안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자입니다.”(판관 6,15.16)


모세의 이야기가 나왔으니 기드온 이야기도 잠깐 하고 갈까요?


기드온이 소집한 군사, 즉 미디안 연합군과 전투에 나서겠다고 자원한 군사는 삼만 이천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기드온에게 삼백 명의 군사만으로 충분하다고 하시며 나머지는 다 돌려보내라고 하셨지요. 사람의 생각으로는 삼백 명의 군사만으로 ‘수많은 메뚜기 떼’ 같은 적군(최소한 십삼만 오천명)을 상대할 수 없겠지만, 하느님의 뜻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나는 (개처럼) 물을 핥아먹은 사람 삼백 명으로 너희를 구원하고, 미디안을 네 손에 넘겨주겠다. 나머지 군사들은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여라.”


기드온은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군사를 모두 돌려보냈습니다. 결과는 다 아시는 대로 기드온은 훈련되지 않은 삼백 명으로 십삼만 오천명의 군대와 싸워 승리합니다.


# 자만과 교만에 빠진 현대인


자만과 교만에 빠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기의 힘과 능력으로 모든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스스로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고 믿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교만한 그들에게 하느님께서는 아무것도 하실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손길이 머물 자리를 비워놓지 못한 어리석음입니다. 하느님을 찾지 않는 이들에게 하느님은 존재하지 않으며,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모세와 기드온처럼 하느님께 모든 것을 ‘내어-맡길’ 수 있는 지혜를 청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늘 조건 없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단순함을 지닐 수 있기를. 언제든 하느님의 말씀에 마음의 문을 열고, 스스로 지혜롭다고 여기는 교만과 오만을 벗어버릴 때, 하느님을 알고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을 얻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마태 11, 5)


우리는 그리스도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어리석은 사람이 되었습니다(1코린 4, 10).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분께서는 늘 그리스도의 개선 행진에 우리를 데리고 다니시면서,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의 향내가 우리를 통하여 곳곳에 퍼지게 하십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피어오르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2 코린 2, 14-15).


눈에 보이는 것 그 ‘사이(inside)’에 존재하시는 하느님을 알고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자기(인간)의 힘과 인간의 교만을 버리고 하느님의 지혜와 능력을 얻은 광야의 모세와 기드온 같은 사람들이겠지요. 참 지혜입니다.


하느님은 모든 이의 아버지이시며 성모님은 모두의 어머니이시기에 철부지처럼 지혜로울 수 있기를.


“당신의 삶이 평화와 기쁨, 감사로 충만하지 않다면, 그건 당신의 잘못입니다.(if your life is not filled with peace, joy and thanksgiving, it’s your fault)"-지미 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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