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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길에서
녹턴 ㅡ 달과 꽃
by
진동길
Nov 9. 2022
늦은 저녁 우리는
달이 뜨는 바다로 갔습니다.
수줍은 달의 미소를 보러 간 길이지요.
거기서 우리는 한참을
달맞이꽃이
피는 이유와 별들의 이야기를
태평양에서 사는 고래보다
작은 소리로 속삭였습니다.
새벽이 되어 나는
별이 지는 이유를 물었고 당신은
떠나간 님의 웃음소리가 그리워
달
따라갔다고 말해주었지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당신은
맞잡은 손에
힘을 주며
벼랑 끝에 서둘러 핀, 희고 붉은 몇 송이
동백꽃들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때 나는
땅 한
평 없는 한 어부와 그 아내의
비린내 나
는 희망과 물거품 같은 사랑을
보았습니다.
그때 나는
머물
곳 없이 떠도는 한 시인의
원고지를 바라보듯
벼랑 끝으로 내몰린 간절함과 기다림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추운 날을 견뎌낸 사랑은
분명
붉고 또 하얀 꽃으로
다시
피어나겠지요
라고
당신을 올려다보며 물었습니다.
오래 기다
린 진실한 사랑의 영혼들은
지난밤 천왕성이 달과 만났던 것처럼
오늘 시들었다가 내일 다시 피는 동백꽃처럼
우리도 언젠가
는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지요라고
당신을 올려다보며 다그쳐 물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벌써
침묵 속으로 가셨습니다.
달처럼, 별처럼, 그리고 전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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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
녹턴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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