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요나의 일기
약속
by
진동길
Nov 14. 2022
당신은
달 뜨지 않은 밤
쑥국새가 저토록 목
놓아 우는 이유를
아들에게 가르쳐주셨습니다.
당신은 그날
별 빛이 그리워지는 밤
소쩍새가 잠들지 못하고 '솥적다'하는 이유도
웃으며 말해주셨습니다.
날 잊지 말아 달라고
나 여기 있다고
가랑잎이 찬 바람 앞에 뒹굴고 있습니다.
그해 여름 비바람을 견뎌낸 잎들이지만,
이제는 핏기 없이 일그러진 얼굴로 힘없이
다가올 찬 바람보다 먼저 바스락거립니다.
두렵다고
다시 이는 바람이 무섭다고
새 옷으로 바꿔 입은 첫날,
20년 전 약속을 떠올려 보지만
그이는 거울 속에서 기어이 당신을 봅니다.
바람 앞에 하얗게 질린 가랑잎 같았던 당신
하지만, 밤은 다시 새날을 맞이합니다.
가랑잎을 떨군 나무는 곧 새잎을 내겠지요.
약속을 잊지 않은 소쩍새는 또
새
둥지를 찾아 날아오를 겁니다.
아주 오래전 그 남자처럼.
keyword
당신
약속
아들
19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진동길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마음 속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입니다.
팔로워
161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요나의 일기
요나의 일기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