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의 일기

달 없는 밤에, 바다는

by 진동길




초록빛 바다와 여린 하늘이

고추가 말라 가는 평상 위에서

공기놀이를 합니다.


한 낮이 지나고 해거름 녘

숨바꼭질하던 아이들도 집으로 돌아가자

늙은 바다는 저녁 하늘에게 심통을 부립니다.


좀 더 놀다 가지

조금만 더 같이 있다 가지


그렇게 그림자만 남겨 두고 가버리면

덩그러니 혼자 남을

쓸쓸한 내 껍질은 어찌하나


좀 더 놀다 가지

조금만 더 있다 가지


주저하고 망설이던 밤하늘이

백일홍 가지 끝에 걸어둔

꽃 별 다섯 개


검은 바다는 오늘 밤에도 어젯밤처럼

먼 길 떠난 달 없는 하늘을 바라보며

혼자서 공기놀이를 합니다.


새벽이 올 때까지

돌아온 하늘이 검은 바다를

초록으로 물들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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