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물고기 배 속에서

달을 그리는 화가와 낚시하는 고양이

by 진동길



달을 그리지 않고

달을 그리는 화가들이 있다.

그가 있을 자리

그가 머물 자리를 채우지 않는 것만으로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도록

화가는 달의 자리를 남겨둔다.


큰 배들이 드나드는 마산항

오동동 거리에는

미끼 없이 낚시를 하는 사람들과

미끼 없이 낚시하는 고양이들이 산다.


친구와 함께 외식 나온 바다 고양이는

낯익은 할아버지 옆에 다가가

팔을 괘고 앉아 미끼 없이도 춤을 추는

낚싯대와 할아버지의 얼굴을 번갈아 본다.

고양이가 미끼 없이 고기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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