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웰빙(Well-being)

감사와 '하느님의 뜻'

by 진동길


봄비가 내리고 목련이 꽃망울을 맺었다.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 겨울이 꼬리를 감추고 봄이 찾아왔나 보다. 목련 꽃이 피면 그 잎에 한 두 줄 시를 써보고 싶다. 다소 엉뚱한 생각이겠으나 아마도 그만큼 마음이 여유로워진 까닭이리라. 다만 감사할 뿐이다.


그러고 보면 마음의 변화가 가져다주는 효과는 우리의 이성적 노력보다 그 효과는 더 빠르고 강하며, 그 영향은 더 광범위한 것 같다. 특히 인간에게는 더욱 그런 것 같다.


한 가지 예로 긍정적인 정보와 부정적인 정보가 동일한 양과 강도로 주어질 때, 피조물은 부정적인 정보에 더 많은 가중치를 둔다고 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부정성 효과(negativity effect)라고 하는데, 자연스러운 것이다. 모든 피조물은 생명을 위협하는 정보나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다르다. 주어진 상황이나 정보가 어떻든 이를 받아들이는 마음에 따라 언제든 현실을 바꿀 수 있다. 이런 능력이 다른 피조물과 달리 인간에게만 주어진 특이성 혹은 신성이 아닐까?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최근 많은 심리학자들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감사하는 마음이 인간의 행복감과 우울감, 그리고 스트레스 지수와 연관되어 있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에 깊이 공감한다. 나아가 각각의 지수들은 인간의 사회성과 관계성이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특히 인간은 자신이 혼자 있을 때조차 자기 자신과 마주할 줄 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인간이 어떤 것을 마주하든 마주한 대상을 바라보고 있는 그 사람의 시각이다. 즉 어떤 대상을 바라볼 때 그의 시선이 ‘부정적’인가 아니면 ‘긍정적’인가에 따라 상황이 극과 극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인간이 주어진 환경과 상황을 다시 바꾸거나 새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인데, 다른 말로 인간에게는 환경을 지배하거나 조종하거나 재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불행한 상황과 불편한 관계에서도 인간은 스스로 돌파구를 만들어낼 수도 있고, 반대로 행복한 상황이나 편안한 관계를 엉망으로 망칠 수도 있다니 두렵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하지만 긍적인 마음먹기, 특히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만으로도 '웰빙(Well-being)'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니 저절로 감사하게 된다.


‘우산 장수와 짚신 장수’라는 전래 동화 속 어머니처럼 비가 와도 해가 떠도 걱정뿐인 어머니의 마음이 ‘비가 와도 좋고, 해가 떠도 좋을 수 있는 이유’는 마음 한 번 고쳐먹은 때문이라는 것을 떠올려보면 인간은 정말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신비로운 존재이다.




신앙인들에게는 사랑하는 아들의 피와 살로 새로운 계약을 맺으신 아버지께서 계신다. 인간의 궁극적일 수수께끼인 ‘죽음’의 공포로부터 해방시켜 주신 분, 세상의 모든 종살이에 얽매여 있는 이들을 풀어주시는 임마누엘 주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히브 2, 14-15) 자녀들에게 오직 좋은 것만 주고 싶어 하시는 선하신 성령께서 우리의 변호자로 곁에 머물러 계신다. 이 얼마나 놀랍고도 감사한 일인가.



바오로 사도도 신앙인들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1테살 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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