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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물고기 배 속에서
진홍가슴울새
by
진동길
Jan 14. 2023
머리부터 발끝까지 잿빛
붉은색은 손톱만큼도 없는
이름
만 진홍가슴울새
가슴에 붉은 깃을 얻으려
먼 길을 나선다
어쩌면
울다 지친 가슴에 흐르는 눈물
로
가슴깃이 붉어질까
진홍가슴울새는
어미 무덤 앞에 엎드려
해 지는 줄도 모르고 울었다
어쩌면
저 하늘 노을이 지는 자리
그곳에 있을지 몰라
진홍가슴울새는
바다와 숲이 끝나는 길까지
깃털이 다 빠지도록 날아올랐다
어쩌면
불타는 사랑이라면
빈 가슴에도 붉은 물이 들겠지
진홍가슴울새는
온 밤을 꼬박 새워
사랑을 찾아다녔다
몇 개의 해가 뜨고 달이
떨어졌다
하지만
진홍가슴울새
의 가슴은 그대로였다
그렇게 또 몇 밤이 지
나고
진홍가슴울새는
둥지에서 떨어져 가시나무에 찔린
어린 개개비
를 쓸어안고
가슴에 피멍이 들도록 울었다
제 새끼도 아닌 개개비
울지 마라 아가, 슬퍼마라 아가
어미는 널 버리지 않았단다
아비가 널 떠난 것도 아니란다
원망 마라 아가, 아파마라 아가
아무도 널 버리거나 떠나지 않았다
가슴에 붉은 깃을 얻으려
먼 길을 나섰던 진홍가슴울새
저도 가시에 찔린 줄 모르고
죽어가는 개개비를 끌어안고
가슴이 녹아내리도록 울었다
keyword
가슴
사랑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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