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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동길 Jun 06. 2023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이는 내 몸이다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 전날 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불러 최후의 만찬을 하셨습니다.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모두 이 잔을 마셔라. 이는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마태 26,26-28; 마르 14,22-24; 루카 22,14-20; 1코린 11, 23-26)



생명을 위한 내어줌

제자들에게 스승이셨고 예언자들과 하느님께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며 구원자셨던 성자 그리스도. 그분께서는 성찬례를 준비하신 뜻은 무엇일까요? 하느님께서 계획하시고 예수님께서 제정하신 성체성사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성체성사에는 예수님의 깊은 뜻이 담겨 있었습니다. 우선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우리에게 오신 이유부터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하느님의 어린양이 되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 즉 구원의 길을 열어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고 성자께서 열어주신 구원의 길은 당신께서 십자가의 희생 제물로 돌아가시고 묻히시고 부활하시므로 구원이 완성되는 날, 즉 우리에게 다시 오실 때까지 십자가 희생 제사가 영원히 이어지게 하고 당신의 죽음과 부활의 기념제를 제자들에게 맡기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성체성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구원의 제사이자 성사가 되었습니다. -가톨릭 영상교리 참조



성체는 제사이며 동시에 성사

신앙의 조상들은 하느님을 지고의 주님으로 모시는 공동체의 믿음을 표현하기 위해 제물을 봉헌하였습니다. 제사를 통해 그들은 자신과 공동체가 하느님께 속해 있다는 인정하는 것이며 그것을 하느님께 승인받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께서 놀라운 신비를 이룩하셨습니다. 제사의 희생제물이 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인류의 제사를 완성하신 일이 일어난 것이지요. 성자께서 스스로 인류를 대신하여 자기의 몸과 피를 성부께 제물로 봉헌하고 인류의 영생을 위해 예배를 바쳤습니다. 교회는 믿음으로 이를 고백하고 신앙합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성체(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제사라 함은 예수께서 제정하신 성찬례가 하느님의 뜻에 가장 합당하다고 마땅한 제물이자 제사임을 교회의 믿음으로 선포하는 것입니다.


특히 성사가 하느님의 은총을 효율적으로 인간에게 전달해 주기 위한 표징이라면. 다시 말해서 성사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인간이 눈으로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표징이라면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성사이자 교회를 위한 성사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성체는 교회를 위해 성자께서 제정하신 제사이며 성사입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미사 중에 거행하는 성체성사는 그리스도께서 스스로 당신 몸과 피를 제물로 성부께 봉헌하는 제사에 참여하는 것이며, 장차 올 영생에 대한 보증을 주는 파스카(죽음에서 영광된 새 생명으로 건너가게 하는) 잔치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 가톨릭 대사전 참조



성체성사는 감사제

성체성사는 하느님 백성이 드리는 감사제사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베풀어 주신 창조와 구속과 성화의 업적과 은총에 대하여 우리의 구세주를 통해 감사하고 찬미하는 최고의 예배 행위입니다. 물론 그 제사의 제물도 제사의 주체도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그리스도 예수이십니다.


사실 우리의 처지를 비추어볼 때,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는 하느님의 위대하신 위엄과 영광에 대해 감사와 찬미를 드릴 수 없습니다. 때문에 성체성사는 인간의 유일한 중계자이신 그리스도를 통해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만이 합당한 찬미와 감사를 드릴 수 있는 것이지요.



수난과 부활의 제사

또한 성체성사는 주님의 수난과 부활을 기념하는 십자가 제사입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몸과 피를 인류 구원을 위한 십자가의 희생제물로 성부께 바치신 것을 기념하는 교회는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표현되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성부께 희생 제물로 봉헌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체성사는 십자가 제사의 기념이고 재현입니다. -가톨릭 영상교리 참조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성사

성체성사는 어린양의 피로 당신의 백성을 죽음으로부터 구원(파스카) 하시고 풀 한 포기 없는 광야에서 조차 빵과 고기로 먹이시고 살리시며, 구원으로 이끌어주셨던 아버지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하게 하는 성사입니다.


"그들 위에 만나를 비처럼 내려 먹게 하시고 하늘의 곡식을 그들에게 주셨다. 천사들의 빵을 사람이 먹었다. 그들에게 음식을 배부르도록 보내셨다."(시편 78,24-25.)


이제 그 하느님께서 동정 마리아를 통해 또다시 새 역사를 쓰셨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빵. 대체할 수 없는 생명의 빵으로 우리를 먹이시고 살리시고자 하십니다. 아버지의 사랑입니다. 모두의 아빠, 아버지는 새로운 계약을 맺으시고자 어린양 대신 당신의 외아들을 내어주셨고 그분의 살과 피로 직접 당신의 백성을 먹이시고 살리시며 구원(파스카)으로 이끄십니다. 그 옛날의 어린양의 피는 외아드님의 피로 대체되었고 굶주림에 지친 이들에게 내어주셨던 만나는 이제 그분의 살로 대체되었습니다. 불가사의한 신비로 하느님의 뜻과 사랑이 이루어졌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실체의 변화

1551년 트리엔트 공의회는 성체 성사의 신비. 그 실체의 변화에 대해서 이렇게 교의로 선포합니다.


"성찬례 거행의 중심인 빵과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말씀과 성령 청원기도를 통해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된다." - 가톨릭 교리서 1333.-


"빵과 포도주의 축성으로써 빵의 실체 전체가 우리 주 그리스도의 몸의 실체로, 포도주의 실체 전체가 그리스도의 피의 실체로 변화한다. 가톨릭 교회는 이러한 변화를 적절하고도 정확하게 실체 변화라고 불러왔다." -1376.-


"그리스도께서는 성체가 축성되는 순간부터 시작해서 성체의 형상이 존속하는 동안 계속 그 안에 현존하신다. 그리스도께서는 성체의 두 가지 형상 안에 각각 온전히 현존하며, 또 그 각 부분에도 현존하시므로 빵을 나누어도 그리스도께서는 나뉘지 않으신다." -1377.-


밀이 아이의 손에 가면 모래와 다르지 않습니다. 놀이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밀이 농부와 요리사의 손에 들리워지는 순간 농부는 밀을 땅에 심어 싹을 틔울 것이고, 요리사는 밀을 빻아 맛있는 빵을 내어 놓겠지요.


또 흙이 도공이나 옹기장의 손에 들리워지면 항아리나 값비싼 도자기로 다시 태어납니다. 마찬가지로 누룩 없는 빵이 하느님의 손에 들리워지고 성령의 힘을 입는 순간 생명의 빵이 되어 우리에게 되돌아옵니다.



생명의 빵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 6,55-58.)


베들레헴(בית לחם: 고깃집 혹은 빵집). 동정녀의 몸에서 사람의 육신으로 태어나신 예수 그리스도. 그분께서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려 십자가 위에서 어린양이 되셨고, 이제 다시 생명의 빵으로 매일 우리에게 당신의 살과 피를 내어놓으십니다. 하느님께서 손수 하시는 일입니다. 사랑이신 아버지 하느님께서 성자와 성령과 함께 손수 이루시는 일입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살이 된 성체

8세기경 어느 날 아침, 성 바실리오 수도회 소속의 한 수사 신부가 미사를 집전하던 중, '예수가 성체성사에 실제로 현존하심'에 대하여 의심을 품게 되었다.


그 수사 신부가 막 빵과 포도주의 '성변화를 위한 축성'을 끝낸 순간, 그는 갑자기 성체로 쓰인 제병이 살아있는 살로 변하며 포도주의 외양이 살아있는 피로 변하는 것을 보았다.


너무나 놀란 수사 신부는 이 사실을 숨길 수 없어서 미사에 참례한 이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들은 곧 뛰쳐나가서 이 소식을 란치아노 시 전체와 인근 지방들에 알렸다.


1200년이 지난 뒤 살 모양으로 변한 성체는 불그스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오래된 수정 성작 안에 담겨있는 성혈은 5개의 불규칙한 형태의 핏덩어리로 응고되어 있다.


전체 무게는 16.5g이다. 얼핏 보면 빛이 바랜 것 같은데, 밝게 하여 보면 황토색 비슷한 자연적인 색을 볼 수 있다. 이 기적에 대한 소식은 널리 퍼져나갔으며, 1971년에는 과학적 검사에 이어 장엄한 공인이 있었다.


1574년 이래 여러 차례에 걸쳐서 관할 주교들에 의한 인정이 있었으나, 1970년과 1971년에 해부학, 병리 조직학, 화학, 및 임상 현미경학 교수이며 아레초(Arezzo) 병원의 수석 의사였던 오도아르도 리놀리(Odoardo Linoli)가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당을 맡고 있던 프란치스코회 수사 신부들의 요청에 따라 기적의 성체와 성혈에 대한 최초의 과학적 조사를 시행하였다.


검사는 2단계로 나뉘어 이루어졌다. 첫 번째는 리놀리 교수가 기적의 성체와 성혈의 샘플을 채취하여 아레초 병원의 실험실에서 검사하는 것이었다. 2번째는 리놀리 교수가 완료된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과학적인 보고서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샘플이 채취된 것은 1970년 11월 18일로 란치아노의 페란토니 대주교가 참석하였다. 아브루치 지방의 꼰벤뚜알회 및 성 프란치스코 성당을 관리하는 수도회 전체가 페란토니 대주교의 관할 하에 있었다.


오전 10시 15분에 대주교는 그의 선임자였던 프란시스 페트라르카 주교에 의한 1886년의 봉합을 깨어 열었다. 교수는 성체로부터 20mg 정도의 아주 작은 2개의 샘플을 채취했으며, 성혈로부터는 318mg을 채취하였다.


리놀리 교수는 거의 3개월에 걸쳐서 그 샘플들을 조사하였다. 그는 검사 기간 동안 시에나 대학교의 인체 해부학 교수였던 유명한 로저 베르텔리 교수의 도움을 받았다.


1971년 3월 4일, 성체 기적이 일어났던 그 성당에 수많은 학자들이 모였으며, 그곳에서 리놀리 교수는 그의 분석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의 구두 설명과 더불어 수많은 사진들과 문서들이 제시되었다. 그의 발표 내용의 요약은 다음과 같다.


1. 성체 기적의 피는 참으로 피이며, 살은 참으로 살이다.

2. 그 살은 심장 근육이다.

3. 그 살과 피는 인간의 살과 피이다.

4. 피와 살의 혈액형은 동일하다. 이것은 그 피와 살이 동일인으로부터 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혈액형이 같은 두 사람으로부터 왔을 수도 있다.

5. 피 안에는 정상적인 피에서와 같은 정상적인 비율의 단백질들이 발견되었다.


교수는 다음의 설명을 덧붙였다.

* 이 살이 인간의 심장으로부터 해부적으로 잘라 온 것일 가능성은 전무하다.

* 그 살과 피를 보존하기 위하여 화학적인 방부 조치를 취한 흔적은 없다.

* 그러므로, 그 살과 피 안의 단백질과 무기물들이 대기와 미생물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부패되지 않고 보존된 것은 절대적으로 예외적인 현상이다.



성체는 하느님의 사랑이십니다

인간에게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사랑의 힘은 불가사의하고 신비롭습니다. 생명의 빵은 천사들의 양식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집니다.


오늘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된 아버지의 사랑이 우리를 당신의 천상 잔치에 초대하십니다. 생명의 잔치로 부르십니다.


내게 베푸신 모든 은혜를 잊지 않기를. 영원히 우리와 함께하시는 '창조주의 사랑'을 믿을 수 있기를. '영이며 생명'이신 주님의 사랑을 언제든 증언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성체성사로 예수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신 이들은 이제 예수님과 하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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