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떨어진 별
별은 밤하늘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날 밤, 세상의 누구도 알지 못하는 들판 한가운데, 별 하나가 조용히 떨어졌다.
소리도, 불꽃도, 경고도 없었다.
다만 아주 작고 아주 고요한 ‘아이’가 그곳에 있었다.
아이는 깨어나듯 눈을 떴다.
손에는 작디작은 망 하나가 들려 있었고,
그 안에는 부서진 별의 조각들이
마치 아직 꺼지지 않은 기억처럼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아이는 자신이 누구인지도, 어디서 왔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두렵지 않았다.
그저, 오래전 잊어버렸던 의무를 다시 떠올린 듯
자연스럽게 별 조각을 줍고 있었다.
“별은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먼저 줍는 법을 배워야 해.”
누가 가르쳐준 말이었을까?
아이는 모른다. 아니,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을 잃은 건지, 혹은 스스로 잊기로 한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어쩌면 그는 별과 함께 떨어진 꿈일지도 모른다.
떨어졌기에 비로소 시작되는 이야기,
부서졌기에 오히려 빛나기 시작한 어떤 고요.
사람들은 그를 ‘별을 줍는 아이’라 부른다.
하지만 아이는 아직, 누가 그렇게 부르는지를 직접 들어본 적이 없다.
아직 불리지 못한 이름,
그것은 길 위에 놓여 있었다.
아이가 줍는 별의 조각마다,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작은 흔적이 숨어 있었다.
그리고 이 조그만 별 조각들이
언젠가 온전한 빛으로 이어질 때,
아이는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불러낼 수 있을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