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베무스 파팜 (Habemus Papam) !
가톨릭 신자라면 한국 시간으로 지난 5월 9일 새벽을 울린 소리들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과 그 백성들의 기도와 부름에 응답한 한 목소리를 보고 들었습니다.
베드로 대성당의 종소리와 함께.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라는 그 목소리.
그 축복의 소리는 우렁찼으며 온 세상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 교황님은 이어서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선포하셨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것은 부활하신 그리스도, 하느님의 양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착한 목자께서 하신 첫 인사입니다. 저는 이 평화의 인사가 우리의 마음속에 들어와, 여러분의 가족과 모든 이들에게, 모든 민족들에게, 온 땅에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바로 이것이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평화입니다. 무장 해제된 평화이며, 무장 해제하는 평화, 겸손하고 인내하는, 우리 모두를 조건 없이 사랑하시는 하느님에게서 오는 평화입니다.
(중략)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 모두를 사랑하십니다. 악은 그분을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손안에 있습니다. 그러니 하느님과 우리 서로가 손을 잡고 하나 되어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갑시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제자들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앞장서 가십니다. 세상은 그분의 빛을 필요로 합니다. 인류에게는 하느님과 그분의 사랑에 도달하기 위한 다리로서 그리스도가 필요합니다. 항상 평화로운 하나의 백성이 되도록, 대화와 만남을 통해 모두가 하나 되어 다리를 놓도록 여러분도 도와주십시오.
(중략)
전 세계의 모든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함께 걸어가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길을 가는 교회, 항상 평화를 찾는 교회, 항상 애덕을 구하는 교회, 항상 가까이 있기를, 특히 고통받는 이들과 가까이 있으려 노력하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중략)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레오 14세 교황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작년 이맘때, 2025년 (5월 11일) 제62차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성소 주일 담화: “희망의 순례자: 생명의 선물” 말씀을 마음에 떠올려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성소는 하느님께서 우리 마음에 심어주신 희망의 씨앗”이라 하셨습니다. 곧, 우리의 삶 그 자체가 하느님의 부르심 안에 있으며, 사랑과 봉사의 여정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세상은 자주 우리에게 묻습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먼저 이렇게 물으십니다. "너는 누구이며, 누구를 사랑할 것인가?" 성소는 바로 이 물음에 대한 응답입니다. 성직자나 수도자의 길뿐만 아니라, 평신도의 삶 안에서도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있으며, 그 부르심은 우리를 세상 속의 희망의 순례자로 세웁니다.
성소 주일에 교회는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내어 그리스도께 삶을 봉헌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부르심은 젊은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삶의 어느 시점에서든, 하느님의 초대에 다시 ‘예’라고 응답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합니다. 성소는 한 번의 선택이 아니라, 날마다 갱신되는 믿음의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도 성모 마리아처럼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고백하며,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합시다. 그리고 서로의 성소를 알아보고 격려하며, 함께 희망의 순례를 걸어가는 공동체가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