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lieve

제1장. 사도신경, 신앙의 문을 여는 고백

by 진동길


믿음은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서 싹트지만, 입술로 고백될 때 비로소 명확한 형태를 갖습니다. 우리가 매번 미사에서, 또는 묵주기도를 시작하며 습관처럼 외는 사도신경은 바로 그 믿음의 명료한 표현입니다. 오래된 교회의 전통 속에서 사도신경은 수많은 신앙인들이 삶의 중심을 잡도록 돕는 귀중한 나침반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자주 외우는 이 신앙 고백이 정확히 무엇이고, 오늘 우리의 삶에 어떤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사도신경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미사에서, 묵주기도를 시작할 때 습관처럼 암송하는 사도신경은 2세기부터 교회 안에서 전해 내려온 가장 오래된 신앙고백입니다. “나는 전능하신 천주 성부를 믿습니다…”로 시작하는 이 신경(creed)은 본래 세례 예식에서 사용되던 짧은 문답 형식의 고백에서 유래했습니다. 초기 교회에서 예비신자들이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 위해 “나는 성부를 믿습니다. 나는 성자를 믿습니다. 나는 성령을 믿습니다.”라는 간단한 신앙 고백을 선언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사도신경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사도신경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것이 단순히 옛날 사람들이 만들어 낸 글이 아니라 성경 전체의 가르침을 요약한 ‘신앙의 기본 틀’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약 성경 어디에도 “사도신경”이라는 이름의 문서는 없지만, 복음서와 사도행전, 그리고 사도들의 서간에서 일관되게 전해진 핵심 진리를 공동체가 정리하여 고백하도록 만든 것이 바로 사도신경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다듬어져 오늘날의 12개 조항으로 구성된 형태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사도신경은 수 세기에 걸쳐 정제된, 믿음의 핵심을 압축한 고백입니다. 여기에는 하느님의 창조,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죽음 및 부활, 성령의 역사와 교회의 의미, 그리고 부활과 영생의 희망에 이르기까지 모든 중요한 진리가 담겨 있습니다. 교회는 이러한 이유로 사도신경을 “신앙의 문을 여는 고백”이라고 부릅니다.




2. ‘사도들’과의 관계: 명칭과 유래


사도신경을 흔히 “Apostolicum Symbolum(아포스톨리쿰 심볼룸)”, 곧 ‘사도들의 신경’이라 부르는 데는 몇 가지 배경이 있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열두 사도들이 각각 한 줄씩 신경의 문장을 작성했다는 전설이 있는데, 이는 역사적 사실이라기보다는 “사도들의 가르침을 온전히 담았다”는 상징적 표현입니다. 실제로는 2세기말부터 4세기 사이에 로마 교회에서 사용하던 세례 신앙고백이 발전하여 서방교회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하지만 이 명칭이 완전히 근거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사도신경의 모든 내용은 신약 성경과 사도들이 전한 복음 메시지에서 기원하기 때문입니다. 사도들이 예수님께 직접 들은 말씀과 가르침을 기초로, 그들의 신앙 체험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습니다.


서방교회에서는 세례 예식에서 주로 사용된 탓에 “로마 신조”로도 불렸고, 점차 여러 지역으로 전해져 하나의 통일된 신앙 고백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과 구별되지만, 두 신경은 서로 경쟁적인 관계라기보다는 목적과 배경에서 차이를 가질 뿐입니다. 사도신경은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신앙 고백의 용도로, 니케아 신경은 교회의 공적이고 공식적인 신앙 선언으로 사용됩니다.




3. 신앙고백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


우리가 습관적으로 외는 사도신경은 우리의 삶에 깊고도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첫째, 사도신경은 개인의 믿음의 정체성을 명확히 합니다. 입으로 신앙을 고백하는 순간, 믿음은 더욱 분명하고 견고한 형태로 우리 안에 자리 잡습니다.


둘째, 공동체 안에서의 일치를 경험하게 합니다. 미사에서 같은 신경을 고백하며,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이 같은 신앙으로 하나 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셋째, 사도신경은 현실의 어려움과 혼란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영적 기준을 제공합니다. 힘든 순간마다 이 고백은 우리가 신뢰하는 하느님의 능력과 사랑을 다시금 상기하게 합니다.


넷째, 사도신경은 인생의 근본 질문들에 대한 명료한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삶의 목적과 궁극적 희망을 분명하게 드러내주며, 우리가 걸어가야 할 영적인 여정을 안내합니다.




이 장을 통해 우리는 사도신경의 의미와 역사적 배경을 간략히 살펴보았습니다. 사도신경은 단순한 역사적 유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신앙의 안내자입니다. 다음 장부터는 사도신경의 역사적 발전과 각 조항의 깊은 의미를 더욱 자세히 탐구하며, 우리 삶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신앙의 진면목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사도신경을 새롭게 이해하며, 우리의 신앙 여정이 더욱 풍요롭고 확신에 찬 걸음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I Belie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