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함 속의 깊은 기도: 세 명의 은수자와 성모송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는 톨스토이의 아름다운 우화, '세 명의 은수자' 이야기와 우리가 매일 바치는 성모송을 함께 묵상하며 기도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합니다.
톨스토이의 이야기는 매우 단순합니다. 외딴섬에 세 명의 나이 많은 은수자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세상과 떨어져 오직 하느님만을 섬기며 평생을 보냈지만, 정작 기도하는 방법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기도라고는 "세 분이시여, 세 분이시여,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지극히 단순한 외침뿐이었습니다.
어느 날, 이 소박한 은수자들의 소문을 들은 주교님이 그들을 찾아가 기도를 가르쳐주기로 했습니다. 주교님은 며칠 밤낮으로 정성껏 이들에게 기도를 가르쳤습니다. 주님 기도와 복잡한 전례 기도문들을 반복해서 가르치며 은수자들은 마침내 주교님이 가르쳐준 기도를 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교님은 흡족한 마음으로 섬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주교님이 배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주교님이 탄 배가 바다 한가운데를 지날 무렵, 멀리서 세 개의 빛나는 형체가 바다 위를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바로 세 명의 은수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주교님을 붙잡고 가르쳐준 기도를 잊어버렸다고, 다시 가르쳐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주교님은 그들의 순수함과 하느님께 대한 지극한 사랑에 깊이 감동하여 말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기도는 저의 기도보다 훨씬 더 하느님 마음에 드는 기도입니다. 부디 여러분이 하시던 대로 하느님께 기도하십시오!"
하느님께 이르는 길, 단순함 속에서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바로 기도의 본질은 형식이나 복잡한 문장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진실하고 순수한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주교님이 가르쳐준 기도는 완벽한 형식과 내용을 갖추었지만, 은수자들의 지극한 사랑과 단순한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 앞에서는 그 빛을 잃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복잡한 신학 지식이나 유창한 언변보다, 오직 당신만을 바라보는 간절한 마음을 더 기뻐하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매일 바치는 성모송을 생각해 봅시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이 성모송은 교회의 오랜 전통 속에서 다듬어진 아름다운 기도문입니다. 그 안에는 1. 성경 말씀이 담겨 있고, 2. 성모님의 특별한 은총이 선포되며, 3. 우리의 간구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이 기도문을 외우면서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고, 예수님을 찬미합니다.
성모송, 우리의 단순한 외침
하지만 때로는 이 기도문을 기계적으로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의미를 되새기지 않고, 그저 입으로만 따라 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톨스토이의 은수자들이 "세 분이시여, 세 분이시여,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외쳤던 것처럼, 우리도 성모송을 바칠 때 주교님이 가르쳐준 기도를 잊어버렸던 은수자들처럼 다시금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 그 의미를 되새겨야 합니다.
우리가 성모송을 바칠 때,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이라고 고백할 때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충만했던 성모님의 삶을 묵상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라는 고백은, 하느님의 아들을 잉태하고 세상에 내어주신 성모님의 위대한 역할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라는 청원은, 나약한 우리가 성모님의 전구에 의탁하는 겸손한 마음의 표현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톨스토이의 세 명의 은수자들은 완벽한 기도문을 몰랐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순수하고 지극한 사랑의 기도를 기쁘게 받아들이셨습니다. 우리 또한 성모송을 바칠 때, 단순히 외우는 것을 넘어 성모님을 향한 깊은 존경과 사랑, 그리고 우리의 간절한 청원을 담아 진심으로 기도한다면, 우리의 성모송은 은수자들의 단순한 외침처럼 하느님께 깊이 울려 퍼질 것입니다.
오늘부터 우리가 바치는 성모송 한마디 한마디에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지극한 사랑과 믿음을 담아봅시다. 성모님께서는 우리의 진정한 기도를 통해 우리를 예수님께 이끌어주실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