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수리 중

가슴앓이 꽃

by 진동길


님의 자리를 비워두고

매일 창가에 앉아,

지는 햇살에 귀 기울입니다.


꽃잎이 바람에 떨어지는 소리에도

님이 오시는 발자국인가 싶어

가슴이 자꾸 떨립니다.


밤이 깊어도 나는

님의 그림자를

먼저 알아볼 수 있습니다.

달빛보다 먼저, 바람보다 먼저

마음이 먼저 알아채기 때문입니다.


님이 돌아와

조용히 제 이름을 부르시는 그날까지

나는 작은 등불이 되겠습니다.


님이 기대 쉴 수 있도록

제 마음 한 모퉁이에

따뜻한 자리를 마련해 두겠습니다.


그 어떤 말도 필요 없는 그날,

나는 그저 님을 안고 싶습니다.

눈물도 웃음도 다 님 앞에서

조용히 피어나는 꽃이 되겠습니다.


그날이 오기까지

나는 매일 밤 가만히 피어나겠습니다.

님의 약속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이 가슴앓이—

기꺼이 꽃으로 피워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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