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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네 May 08. 2020

다행히... 출근했다

8일 만의 출근

출근하기 싫다...


눈 수술을 위해 3일간 휴가 냈다.

병원에서 최소한의 회복기간을 2주로 잡았다. 하지만 업무량이 부담됐다. 고민 고민하다 결국 수술 후 거즈를 푸를 때까지인 3일만 휴가를 냈다.


주말이 끼고 중간중간 공휴일도 껴서 7일  출근을 안 했다. 낮에 아이들 밥을 챙겨주고 집에 있다 보니 회사원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출근할 날이 하루씩 다가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밤에 그나마 회사원이구나를 생각나게 한다. 눈이 아프니 딱히 다른 일도 할 수 없고 빈 둥 거리다 보니 잠이 안 온다. 매일 밤, 하루하루 지나가는 밤이 아쉬워 더욱 잠이 안 온다.


아침에 눈을 뜨고 잠시 당황했다.

‘회사 가야 하나?’

‘아직 이틀이 남았지.’

안도한 마음 한 편으로 이틀 후 회사 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불안감도 있다. 회사가 어색할 것 같다.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려할수록 캄캄해 진다. 더욱 출근이 두렵다.


5년이라는 시간이 길긴 긴가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너무 자연스럽게 생각이 된다.

회사를 복직하긴 했었나?

회사 복직한 사실 조차 현실이 아닌 것처럼 아득하다가,

갑자기 쌓여있을 일들이 떠오른다.

회사 가기 싫다. 나이 많은 팀원도 없고 신입 때처럼 ‘어디 실수하나 보자’는 태도로 달려드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 그냥 가기 싫다.


가기 싫다.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다.


그런데 길 것 같았던 그 휴가의 시간이 끝났다.

계속 집에 있을 것 같던 익숙한 시간이 흘렀다.


눈 주위 상처가 그대로 있다. 수술 자국이 확연한 것을 보니, 굉장히 짧은 시간이었나 보다.


아침에 출근했다.

책상에 앉자마자 일 순서를 정했다.

급하다고 남겨놓은 메모들을 처리하고, 쌓여있는 파일 더미를 급한 순서대로 정리해 하나씩 처리하고, 메일과 웹 팩스를 정리하다 보니 점심시간은 그냥 지나갔다.

원래 그랬던 듯 사무실에 혼자 남아 있다. 창문 밖은 캄캄하다. 밤 10시다. 집에 가야지.


아침, 매일 그랬던 것처럼 출근 준비를 한다.

수술하고 집에 있었던 시간이 아득하다.


그렇게,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 것...

아무 생각 없이 그 안에 있는 것... 다행인 것 같다는 안도와 함께 두려움이 꿈틀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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