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비즈니스는 향기가 되어...
가라쓰 고후쿠마찌(唐津呉服町) 상점가에 「향기 디자인 공방(香りデザイン工房)」이라는 콘셉트로 공방을 오픈 한 지 1년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공방에서 체험한 고객들이 자신의 작품을 각종 SNS에 올리면서 입소문이 퍼졌다. 가라쓰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인근 후쿠오카시(福岡市)를 포함한 사가시(佐賀市)의 여러 지역과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홋카이도(北海道), 오키나와(沖縄) 등등 가라쓰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꼭 방문(?) 해야 하는 관광코스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나의 공방을 찾아왔다. 가라쓰 관광책자에 내 공방의 기사가 실리고, 지역 케이블 TV에서도 취재를 하고 갔다. 상점가 활성화에 기여하는 참신한 아이디어의 기업이라는 내용으로 방송에 소개되면서 나의 공방은 점점 좋은 이미지로 확산되어 갔다.
가라쓰의 여성 공예작가들을 포함한 다른 핸드메이드 공방들과 협업하여 마르쉐를 개최하는 등 연대감을 형성하면서 체험 커뮤니티 공방이라는 사업영역을 더욱 확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나의 행보는 후쿠오카현(福岡県)과 야마구찌현(山口県), 나가사키현(長崎県), 미야자키현(宮崎県)에도 방송되는 KBC 방송국의 「KBC 아사데스(アサデス)」에 방송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가 되었다. 물론 전 지역의 사람들이 그 방송을 시청했을 리는 없었겠지만,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창업한 입장에서 가라쓰를 위해 할 일을 했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적어도 실패는 아니라는 위로와 함께.
2018년 화창한 봄 어느 날, 사가시(佐賀市)의 시청 직원이 찾아왔다. 8월 여름방학 기간 중에 개최하는 창작 체험 이벤트 「사가 모노스고 페스타(さがものスゴフェスタ)[1]」에 출전(出展) 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이벤트는 사가시에서 매년 개최하는 체험 축제로, 아이들이 손으로 직접 무엇인가를 만들며 체험하고 공부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로봇 만들기와 자동차 연구체험, 나무로 가구 만들기 등 남자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은 다양한데 여자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부족하다고 했다.
출전비는 무료이고 오히려 지원금을 준다고 한다. 내 작품도 판매할 수 있도록 장소도 제공한다고. 그렇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이 또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망설이지 않고 참가하겠다고 했다.
8월 25일과 26일, 더위가 최고조로 기승을 부리는 여름방학 말기에 두근두근 가슴 떨리는 마음으로 이벤트 장소에 도착했다. 아로마 오일을 활용한 '사쉐 만들기 체험'은 향기가 진동하는 작업이므로 나의 공방 부스는 냄새가 잘 빠져나가도록 정문 출입구 바로 옆으로 배정받았다. 처음 출전하는 탓에 실수하지 않으려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주최자의 배려로 어렵지 않게 테이블과 의자, 체험 설명 보드 등 가구와 비품 설치를 끝냈다. 어린이 참가자가 쉽게 작업할 수 있도록 작품 샘플도 몇 개 전시했다.
아로마를 활용하여 사쉐를 만드는 체험 참가자는 하루에 50명 한정으로 정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계산한 숫자이다. 이틀 동안 100명이면 그럭저럭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10시에 접수 신청 시작이다.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서 시원한 커피라도 한잔할까 하고 자동판매기 쪽으로 향하는데, 벌써부터 내 공방 부스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주최 측에서 미리 홍보한 방송을 보고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엄마들까지 체험하고 싶다고 난리였다. 어린이를 위한 체험 이벤트라고 설득을 하며 체험 예약을 받았다. 노트에 이름을 적고 예정 시간을 알려주며 번호표를 나누어 주었다. 10시가 되기 전에 순식간에 신청자가 50명이 됐다. 그다음 날에는 이벤트 시작 전, 출입구 문이 열리기도 전에 나의 「향기 디자인 공방」 체험을 신청하기 위해 뜨거운 햇빛 아래에 줄을 서고 있었다.
대박이었다!
이 체험 이벤트는 그다음 해인 2019년에도 초대를 받아서 출전했다. 전년도에 참가하지 못했던 어린이들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 참가신청을 하느라 장사진을 이루었다.
한여름의 뜨거운 날씨보다 더 뜨거웠던 아로마 체험 열정에 가슴 뿌듯했다.
내가 추구했던 체험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지역 활성화에 소소한 공헌을 했다는 확신이 아로마 향기와 함께 멀리멀리 퍼져나가길 바라고 바랬다.
[1] 참조 : 사가모노스고 페스타 홈페이지, https://sagamonosugofest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