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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솔 Dec 28. 2024

내 운명과 한 배에 타는 것

공적인 이득을 위해 그대의 사상을 쓰지 않는 한, 벌써 그대는 남의 일을 생각하는 데 그대의 여생을 낭비해서는 안된다.
(중략)
그리고 이런 사람은 큰 필요에서나 또는 사회 공동의 이익에 관련되지 않는 한, 절대로 남의 언행과 생각에 의해 시달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가 자기의 활동 분야로 여기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에 속하는 일에만 국한되어 있으며, 또한 그는 무수한 일 속에서 자기 자신에게 할당된 것을 택하여 그것만을 언제나 생각하고, 또한 그는 자기 행위를 공명정대하게 하여 자기 운명을 선하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건대 저마다 배당된 운명은 그 사람과 함께 운행되며, 또 그 사람을 함께 데리고 가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모든 합리적인 동물(인간)을 자기의 동료로 여기며, 따라서 인간의 본성에 의거하여 모든 사람들을 위한 배려를 잊지 않는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나에게 배당된 운명을 알고 운명이 나를 데리고 가는 것에 순응하며, 또한 그 영역 안에서 나에게 주어진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마음과 뜻을 다하는 것.

이것은 수동적이거나 포기한 태도가 아니다. 세상과 소통하는 것이며, 나의 육신을 넘는 행위다. 내 정신과 세상의 소통 하에 나의 육신을 데리고 가는 적극적인 태도다. 순도의 집중, 순수한 집중을 위해 나에게 속한 일, 나의 책무에 다 하는데, 이 또한 성심과 성의를 다 하는, 다시 한번 이는 적극적인 태도다.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운명처럼 보이는 필연을 볼 수 있는 눈과 힘이 필요하다. 나는 이것을 새벽을 맞이하는 기운과 책을 읽고 깨는 정신으로부터 키우고 있다. 축적되는 매일이 나에게 진정한 눈과 힘을 키워주는 것을 나의 온 기운으로 느낀다. 나는 내가 어떤 인간이 될지 궁금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가는 것은 결국 나에게 속한 일을 하는 것이고, 이는 나의 책무를 다 하려는 태도다. 세상은 세상대로 흘러간다. 흘러간다는 것은 변화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세상이 좋은 방향으로 변화한다. 나는 그 변화에 속해 있는 자로서 변화의 흐름을 탈 줄 알아야 하는데, 그것은 결국 삶에서 내가 맞이하는 것에 올바른 정신력으로 선택을 하고 책임지는 것이다. 매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나에게 속한 일)을 해 나가는 것, 책무를 다 하는 것으로 다시 설명된다. 이것이 진정한 순도의 집중이다.


하나의 사건이, 위기가 내 앞에 펼쳐지면 정신이 흔들린다. 다른 것에 눈길이 가고 귀가 열린다. 하지만 다시 내가 할 수 있는 것으로 돌아와야 한다. 여기에 내 성심과 성의를 다 해야 한다. 그렇게 순도의 집중, 순수의 집중을 함으로써 나는 나의 운명과 한 배를 타고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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