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색 경고등을 섬멸하라
원래는 어제 해야 할 일이었지만, 그렇게 모든 일이 해야 할 날짜에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아침을 먹고 부지런히 나서서 아우토존AUTOZONE에 가서 프론티어 픽업을 한 번 스캔해달라고 했다. 여기는 가벼운 진단기로 차량 시스템을 한 번 훑어주는 것은 무료로 해준다. 그렇게 해서 종이 한 장에 나온 결과는 세 가지 문제점.
하나는 이전부터 알던 것인데, 엔진까지 연료가 가는 동안에 생기는 유증기를 제거하는 시스템을 제어하는 밸브다. 그냥 경고등 없이 잘 지내다가 주유소에 들르는 어떤 날 갑자기 서비스 엔진 순Service Engien Soon이라는 글씨를 보여준다. 처음에는 긴장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그럴 때는 진단기가 있는 곳에 가서 이 메시지를 지워달라고 하면 되는데, 게으르니 그것도 잘 안하고 그냥 탄다. 그렇게 한 달 쯤 지났다.
집을 비우기 전에 이 메시지를 지워놓아야 맘이 편할 것 같아서 아주 원시적인 방법으로 배터리에 연결된 선을 빼서 메시지를 초기화했는데, 엔진 경고등은 죽었는데 ABS와 관련한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것은 전원이 들락거리면서 시스템이 초기화되면 원래 들어온다. 그리고, 일정한 거리를 주행하면 저절로 지워진다. 그런데 지난 주에 그 메시지가 지워지기 전에 비탈에서 모래와 자갈 때문에 바퀴가 헛돌면서 SLIP 메시지까지 들어왔는데, 그 다음부터 이 두 메시지가 지워지지 않는다. 제기랄.
이 메시지를 띄고 또 며칠 운전했는데 역시 맘이 놓이지 않아서 아우토존AUTOZONE에 갔던 거다. 아, 이야기의 순서가 막 꼬이는구나. 정리하자면, 유증기 때문에 엔진경고등이 들어왔고, 그것을 지우려고 배터리 연결선을 뺐다가 붙였는데 엔진경고등은 없어졌지만 ABS 경고등이 들어왔고, 그래도 그냥 타다가 SLIP 경고까지 들어온 것이다. 이대로 둘 수는 없다. 그래서 아우토존AUTOZONE에 갔던 거다.
아우토존AUTOZONE의 결과지를 들고 작년부터 우리차를 보는 라울Raúl에게 갔다. 그랬더니, 라울은 처음부터 다시 스캔한다. 결과는 같았지만, 이제부터 라울이 할 일은 이 경고등을 지우는 것이다. 진단기를 두 개 들고 이리저리 살피더니 ABS 경고등은 핸들의 센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 한번 차를 움직이면서 체크하자고 해서 라울네 집 비포장 골짜기를 슬그머니 왔다갔다 했다. 그리고, 메시지를 지웠다. 나는 메시지가 지워진 차를 들고 편의점 OXXO까지 가보았다. 다시 경고 메시지가 들어오지 않았다. 이렇게 ABS와 SLIP의 문제를 해결했다. 엔진경고등도 지웠지만, 그것이 완벽하게 해결된 것은 아니라서 앞으로 점검해 보자고 했다.
폐차장에 가서 그 파트를 구해오면 라울이 다시 끼우는 정도의 일만 하면 된다. 물론 새 제품을 사다가 끼워도 된다. 아침에 이 일을 하고 나니 썩 기분이 좋았다. 날은 무덥고, 텁텁하였으나 그런 날이 삼백육십오일 계속 되는 것은 아니니 괜찮다. 매번 말썽있는 차를 고치면서 살아가는 것처럼 매일 다른 일로 살아가는 것이다. 더워도, 추워도 그렇게 하루가 지나는 것이다.
차가 말썽이다. 다행히 잘 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