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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론도 Aug 06. 2023

의심을 없애는 방법

의심 : 확실히 알 수 없어서  믿지 못하는 마음


가끔 머릿속을 스치는 단어들을 생각으로 붙잡아 눈앞에 놓아두면 참 생소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글쓰기 모임에서 매주 다섯 가지 단어들의 뜻을 알아가며 글쓰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중에는 아는 단어도 있지만 모르는 단어도 있고, 안다고 생각했지만 의미를 찾아보니 그동안 제대로 몰랐던 단어들도 있다.


최근 새롭게 그 의미가 다가온 말이  바로  '의심'이라는 단어였다. 자주 사용하지만 나는 과연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쓰는 걸까 하는 생각에 뜻을 찾아보게 되었다.


의심이라는 단어 뜻을 찾아보면 ' 확실히 알 수 없어서 믿지 못하는 마음 또는 이상하게 여기는 감정 '이라는 의미가 있다.


맞다. 의심이라는 말은 무언가를  믿지 못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불안하고 그 감정을 오래 품고 있으면 힘들다. 하지만 의심하고 싶지 않아도 이미 감정이 그쪽으로 기울면 쉽게 그 감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무언가를 믿지 못하면서 함께해야 하는 마음은 늘 긴장된다. 제대로 파악할 때까지 살피고 경계해야 해서 피곤하고 가까워지지 못함에 불편하다. 늘 경계한 만큼의 거리감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외롭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믿지 못하는 걸까.


참 신기하게도 단어 하나만 검색했을 뿐인데 그 의미에 모든 답이 들어있었다. 믿지 못하는 이유는 확실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직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에 확실히 믿지 못하는 것이다.


내 선택 때문이든 상황 때문이든 제대로 알지 못하는 무언가는 사람을 설레게도 하지만 두렵게도 하는 것 같다. 그 대상이 사람이어도 마찬가지다.


행동과 생각을 짐작할 수 없게 만드는 사람을 대하는 건 참 긴장되는 일이다.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일수록 그런 상대가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것 같다.


아마 누구나 이렇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위의 이야기에 공감한다면 당신은 익숙하지 않은 사람과 상황에 조심해야 한다는 내 안의 경고등이 켜진 상태일 것이다.


과거의 언젠가는 잘 몰라도 마음 열고 먼저 행동했을 수도 있다. 아마 그 결과의 영향이 좋지 않았기에 내 안의 경고등이 켜졌을지도 모른다.


사람의 뇌는 좋지 않은 기억을 저장해 뒀다가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위험 신호를 준다고 한다. 과거에 그로 인해 몸이든 마음이든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면 또다시 그 상황이 오지 않게 우리 뇌는 경고를 주어 위험에 빠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경고는 경고일 뿐 똑같은 결과로 이어질 거란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


만약 나에게 이런 경고등이 켜져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게 어렵다면 피하지도, 극복하려고  너무 서두르지도 않기를 바란다.


천천히 내 안에 경고등을 켠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보자. 이와 비슷한 상황이 예전에도 있었는지, 그때 왜 나는 힘들었는지 말이다.


그리고 그 원인을 나에게서 찾아야 한다. 같은 상황에서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나뿐이다.


같은 결과를 만들지 않으려면 똑같이 행동하지 않아야 한다. 행동을 바꾸면 결과도 바뀔 수 있다. 경고등이 켜졌을 때 그 신호에만 사로잡히면 상황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되는 오류에 빠진다.


내 안의 두려움에 사로잡혀 현실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면 같은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이 없어 점점 더 그 상황을 피하게 될 수밖에 없다.


내 안의 의심이 나를 향하든 밖을 향하든 그건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품고 있어서 너무 오래 마음에 담고 있으면 우울해진다.


의심을 만드는 마음의 두려움을 극복하려면 과거에 나를 힘들게 한 그 시간들을 마주해야 한다. 천천히.. 가만히 그때의 나를 들여다봐야 한다.


그렇게 바라보다 보면 그 안에 답이 있다.


뇌가 자꾸 나에게 경고등을 켜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면 그건 어쩌면 내 안의 힘들었던 감정을 마주하라는 신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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