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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론도 Sep 19. 2023

아이를 빚어내는 부모의 말

장점도 단점도 어쩌면 모두 같은 말이다.


아들이 학교가 끝난 후 색연필 하나를 받아왔다.

뭐냐고 물으니 방과 후 선생님 어깨를 주물러 드렸더니 선생님께서 너무 시원하다고 선물로 주셨다고 한다. 아들은 집에서 종종 내 어깨를 주물러 주는데 시원하다고 폭풍 칭찬을 해줬더니 요즘 안마에 자신이 생긴 모양이다. 주변 어른들과 선생님께 아들은 늘 먼저 "마사지해드릴까요?"라고 물어본다. 그러고는 최선을 다해 안마를 해드린다.


시원하다고 고마워하는 모습과 잘한다는 칭찬에 아들은 더 신이 나서 그 일을 반복하는 듯하다. 작은 칭찬 하나에도 이렇게 모든 에너지를 쏟아 최선을 다하는 게 아이들인 것 같다. 어른도 마찬가지지만 주변의 피드백이 아이에게 큰 영향을 주는 것을 보면 내 말 한마디에도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아이는 주변의 피드백으로 자신의 기질을 받아들이게 된다. 많이 들은 말들이 스스로를 인식하는 기준이 되고 그렇게 아이는 그 생각과 관점으로 어른이 된다. 어떠한 환경에서 무슨 말들을 들으며 자랐는지는 아이가 어떤 가치관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느냐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부분이다.


사람의 단점과 장점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아이의 장점을 부정적인 언어로 표현해 주면 단점으로 여기고, 단점을 긍정의 언어로 표현해 주면 장점으로 여기게 된다. 어쩌면 기질은 하나인데 어떤 언어로 그걸 표현해 아이에게 인식시켜 주느냐에 따라 그건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유의 기질을 멋지게 키워주는 것도, 문제점으로 만드는 것도 다 부모의 역할인 것 같아 칭찬에 반응하는 아이의 모습이 귀엽다가도 금세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아이는 도자기가 되기 전의 반죽 같아 부모의 말 한마디에 이렇게도 저렇게도 빚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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