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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샘 Nov 01. 2023

생각 하나 : 힘 조절, 그 어려운 일에 대하여

올해 들어 세번째 부러트린 칫솔

회색을 칠하고 시작한 하루였는데 결국 힘조절에 실패합니다. 안 내키는 점심을 꾸역 꾸역 먹고 수 만가지 생각을 머리에 담으며 이를 닦다가 '뚝' 칫솔이 부러졌습니다. 아니죠, 정확하게는 부러뜨렸습니다. 벌써 올해만 세번째네요.


사람의 마음만큼 어려운 게 없습니다. 자녀도 연인도 가족도 말이죠.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던 그 속담 가차없이 딱 맞는 말입니다. 칫솔질도 이렇게 힘든데 살면서 힘 조절 잘하고 사는 게 이렇게 참 어렵습니다.



뭔가를 이루는 일에 대한 접근 방법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본 어제 하루였습니다. 뭔가 하고 싶은 일, 이루고 싶은 일, 갖고 싶은 게 생겼을 때 다들 어떻게 접근하는지 궁금해서 어제 만난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랬습니다.



보통 하고 싶은 일이나 갖고 싶은 게 생기면 어떻게 해?
꿈이 생겼는데 그 꿈이 너무 멀리 있으면 어떻게 해?

꿈이 있냐는 질문부터 해야겠지만 꿈이 꼭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니 질문을 좀 일상적으로 했습니다. 무겁지 않게 가볍게.


너무 멀리 있으면 난 포기해.
나의 능력을 분명히 알고 무리이면 포기해야 편해.
될 때까지 하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들더라도 될 때까지 하는 편이야.

이를테면 '내가 가진 꿈 또는 이루어 싶은 어떤 일'과 '현실에서 그 생각을 하는 나'와의 사이에는 공백이 있습니다.


사는 일 중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적인 일들을 빼고 나의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한 시간과 일들이 그 공백을 메우는 노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테면 둘 사이를 흐르는 그 공백의 강을 너려면 돌을 쌓든 징검다리를 놓든 조금씩 애쓰면서 그 공백을 지나 조금씩 나아가는 과정이 '노력하는 삶'이 아닐까 조금은 간단하게 개인적으로 정의를 해봅니다.


그 공백 앞에 '포기'를 택해서 마음 편해지고 할 수 있는 나의 능력 범위 안해서 해내며 행복하게 지내는 것도 너무나 멋진 방법이고, 닿을 수 없을 것 같지만 죽어라 애써서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 역시 멋진 일이지 않을까 합니다. 어느 것이 맞다라고도 틀리다라고도 말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공백을 넘어 가고자 하는 곳에 가고자 하는 마음은 하늘 높은데 그 공백을 채워나가려는 의지나 실천이 빈약한데 자꾸만 목적지만 먼저 생각해서 좌절하는 모습은 곁에서 보는 이에겐 참 어려운 시간들일겁니다. 차라리 포기하고 현재에 만족하거나 아니면 강렬한 의지만큼의 실천과 다가가려는 노력을 기울이며 부족한대로 꾸준히 해내면 좋겠는데 말이죠. 분명 목적지에 다다르지 못하더라도 그 안에서 포기한 쪽의 행복만큼, 애쓰며 살아낸 시간에 느끼는 행복도 있을 겁니다.


어디선가 읽어낸 글 중에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 중독된 상태'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한참을 검색 끝에 찾아서 가져와 봅니다.

'후추'님이란 분이신데 혹시 출처를 아시면 꼭 알려주셔요.

때론 우리는 나의 어떤 것을 대면해서 인정하는 커다란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용기라는 것은 내가 원하고 가고 싶은 곳과 지금 내가 있는 곳의 공백을 최선을 다해 메꾸거나 또는 스스로가 감당할 수 없는 능력 밖의 것이라 인정하고 평안을 누리는 것에 대한 것입니다. 앞서 말한 되고자, 이루고자 하는 커다란 마음만 있고 실천과 노력 없이 그 공백에 대한 비난으로 인해 절망감으로 가는 건 용기라고 보긴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어렵게 찾아서 보여드린 '가능성의 상태에 중독된 상태'라는 것이 아마 되고자, 이루고자 하는 마음과 지금 내가 서있는 곳 사이에 존재하는 공백을 채울 노력보다는 그 공백에 대한 절망감만을 가지고 있는 상태와 비슷한 상태라고 생각됩니다.


그 상태에서 빠져나오려면 가장 간단하게 앞선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해 봅니다.


애초에 능력 밖의 일임을 인정하고 다른 행복을 찾아 평안할 것인가와 능력 밖의 일일 순 있으나 최선을 다해 그 곳을 향해 나가아면서 나름의 행복과 성취를 얻으며 작은 결과라도 만들어낼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바로 저 '가능성의 상태에 중독된 상태'인 듯 합니다.


서두를 정말 길게 써왔는데 사실은 자녀를 양육하면서 또 많은 사람들과 젊은 친구들을 만나면서 각자의 양상으로 자신의 포부를 이루어 가는 모습들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생각보다 간단한 두 가지의 선택이 아닌 '가능성의 상태에 중독된 상태'인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콜럼버스의 달걀 이야기를 떠올리게 됩니다.


콜럼버스가 삶은 달걀을 세워보라고 하자
모두들 안된다고 했지만
콜럼버스는 보란 듯이 아래쪽을 깨트려 세우게 됩니다.
그러자 그렇게는 누가 못 세우냐고 했다던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

다른 건 다 제쳐두고라도 콜럼버스가 취했던 태도가 바로 '가능성의 상태에 중독된 상태'를 깨트린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가능성에 중독되어 있는 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그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모든 순간에 시간과 노력과 힘을 들이게 되는 데 그게 또 죽을 듯 짜내서 던지는 최선의 것이 아니기에 조금이라도 내가 원하는 방향의 그것이 아니라는 이야깁니다.


누군가 뭘 정말 죽도록 열심히 하면 그런 사람들이 쉽게 듣는 수식어가 있습니다.


그 사람 정말 열정적인 사람이야.

'열정적'이라는 말의 뜻은 국어사전에서 가져오자면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것 또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실상 열정적인 그 사람은 죽을 듯 살듯 잠도 안자고 미친듯이 하고 있는 거지요. 그래서 그렇게 해본 '열정적'인 사람만 '열정적'인 사람을 인정할 수 있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종종 드라마 대사 하나에 삶이 아득해 질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흐트러지던 마음을 꼭 부여잡는 마지노선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명대사라해도 삶에 반영이 없으면 그냥 시간 지나면 잊혀지지만 이렇게 아무도 뭐라 안했지만 뼈 맞고 나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런 장면과 대사가 됩니다.


드라마 '신데렐라' 중에서. 출처 - https://m.blog.naver.com/ricepapa/222060816915


해결 방법은 각자의 방법대로 찾아야 겠지만 그런 해결 방법을 관통하고 있는 단순한 진실하나는 이게 아닐까 싶습니다. 글로 쓰려면 구구절절 써야겠지만 최근에 살폈던 내용 중에 이런 게 있어서 구구절절한 글자 대신 남겨드립니다.

출처 - 훈글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hoon_geul/  지금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삶의 방향을 정하고 가치관을 정립해 나가는 어린이들과 청소년, 그리고 아직 삶의 방향성이 어지러운 분들은 한번쯤 생각을 정리해보면 좋겠습니다.


어제 있었던 개인적인 커다란 사건 하나로 부터 시작된 많은 생각들이 조금은 정리가 안된 듯 적혔지만 고치지 않을까 합니다. 고집이라 할지라도 긴 시간 모두가 이루며 지켜온 가치라는 건 꼭 내것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참고해볼만한 것이니까요.


너무 열심히 살지 않아도 되니 그 사는 날들 동안은 힘 조절 잘하며 단단하게 살 수 있기를 스스로에게 바라봅니다.


2023년 1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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