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두려웠던 내가, 나를 선택하기까지

우리는 정말 혼자인 적이 있었을까

by 마롱쓰


"너는 왜 그렇게 다른 사람들한테는 차갑냐"

친구가 물었을 때, 저는 웃으며 넘겼습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었어요.


저는 사람을 극명하게 다르게 대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내 사람]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어떤 상황이 일어나도 끝까지 지켜내고, 끌어안으려 했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다치고, 아팠죠.


그때는 몰랐습니다. 이것이 저 자신을 위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요.

나를 버리는 일이었다는 것을..


혼자가 무서웠습니다


예전의 저는 이정표가 분명하다고 믿었습니다.


행복해지고 싶어서.
사랑받고 싶어서.
혼자라는 사실이 견디기 어려워서.


그래서 저는 늘 [함께]를 선택했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안도감은 제 안에 없던 감정을 채워주었고,

그 따뜻함은 오래 붙잡고 싶을 만큼 달콤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그 온기를 배우고 나서부터,

혼자인 상태로 돌아가는 일은 점점 더 불안해졌습니다.

누군가 곁에 있을수록 저는 저 자신을 덜 느꼈습니다.


관계 안에서 잠시 안정된 것처럼 보였지만,
제 안의 저는 계속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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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를 사랑해 ?"


저는 주변에 쉽게 흔들렸습니다.
타인의 감정과 정서에 금세 물들었죠.


그만큼 저 자신을 돌보는 일에는 형편없이 서툴렀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저를 사랑받게 하는 방법만 고민했습니다.
정작 저를 지켜내는 방법은 생각하지 못한 채로요.


연인의 말투가 차가워지면 제가 무엇을 잘못했나 먼저 돌아봤습니다.

친구가 시무룩하면 제가 기분을 풀어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군가 저를 필요로 하면 제 일정을 미루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사랑받기 위해 나를 조금씩 구부렸습니다.


상대의 세계에 맞춰 나를 다듬어갔죠.
그것이 사랑이라고, 관계라고 믿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당신도 혹시 그런 적이 있으신가요.

사랑받기 위해 당신 자신을 조금씩 지워가던 순간들이요.


만약 그렇다면, 부디 스스로를 너무 탓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배웠으니까요. 사랑은 맞춰가는 것이라고.


그러다 어느 날, 멈춰 섰습니다


내가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누군가를 제 삶 안으로 들일 수 있을까.


그 질문은 비난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으로 저 자신에게 건네는 솔직한 물음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내어주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그저 사랑에 목말라 잠시 갈증을 해소하고 있을 뿐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은 잠깐 목을 적셔줍니다.
하지만 채워지지 않은 마음은 곧 다시 말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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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흔들림을 더 이상 모른 척할 수 없을 때,
저는 조용히 관계를 내려놓았습니다.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함께]라는 이정표는 그 시절의 저를 버티게는 했지만,
제가 끝내 도착해야 할 방향은 아니었다는 것을요.


이것은 관계를 포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 자신을 되찾기 위한 용기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저는 이제 망설이지 않습니다.


지금은, 저 자신입니다.


상처받고 싶지 않습니다.
아픈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이런 나를 사랑해 달라"고 말하지 않으려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해 달라"고 부탁하지도 않으려 합니다.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 달라는 말.
때로는 아름답지만, 때로는 나약함의 다른 이름이기도 합니다.

그 말 뒤에는 이런 무게가 숨어 있으니까요.


"나는 변하지 않을 테니 네가 나를 받아들여."


하지만 이제 압니다.
진정한 관계는 서로가 변화할 용기를 가질 때 시작된다는 것을요.



나를 잃지 않는 관계


저는 이제 믿습니다.


관계는 서로를 바꾸는 것도 아니고,
억지로 맞추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요.


사람과 사람은 강물이 흐르듯 만나야 합니다.


억지로 방향을 바꾸기보다,
흐름 속에서 서로를 받아들이며 조금씩 조각을 맞춰가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누군가를 바꾸는 일이 아닙니다.


스스로를 지켜내며 변해갈 수 있는 용기입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이 질문을 마음에 품고 살아갑니다.


제가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지금 이 관계는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다만 분명한 것은,
이제 저는 제 자신을 버리고 관계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인생에서 꼭 만나기를 바랍니다.


자신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사람
자신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관계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저에게로 돌아올 수 있게 해주는 이정표를요.


그 방향은 언제나 혼자가 아닙니다.
저를 포함한 세계를 향해 있어야 합니다.


한 사람이 태어나면,

하나의 세계가 함께 태어난다는 말을 저는 좋아합니다.


그 문장을 떠올릴 때마다, 이상하게도 혼자가 아니라는 기분이 듭니다.

아무도 곁에 없는데도 말입죠.

우리는 각자의 세계를 품은 채 살아갑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 세계를 스스로 지키는 법보다 누군가의 세계 안에 들어가는 법을 먼저 배우게 되죠.


하지만 부디 기억해 주세요.

당신의 세계는 지킬 가치가 있습니다.
당신 자신을 사랑할 자격이 있습니다.

그것이 이기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을요.

그것이 오히려 다른 사람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시작이라는 것을요.



당신의 이정표는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나요.


당신이 당신에게로 돌아가는 그 길이,
외롭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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