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팟캐스트를 하면서 다양한 영화를 보고 멤버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우선 해외영화 중 5편을 골라봤다.
내가 꼽은 베스트5는
5위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의외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많을 텐데, 열정과 노력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다.(물론 열정페이, 노오력 등 단어도 떠오르지만)
초딩 4학년 지식수준을 갖춘 고2 여학생이 우연한 계기로 게이오 대학에 진학하려는 결심을 하게 되고, 정말 죽을 각오로 공부하고 결국 꿈을 이루는 과정이 뻔하기는 했지만 내 마음의 울림이 있었다.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학생들의 취향, 고민 등을 이해하고 맞춤형 공부방식을 제시한 긍정 마인드의 츠보타 선생, 야간 일까지 하면서 학원비를 벌었던 그녀의 어머니의 희생도 기억에 남는다.
4위 <빅쇼트>
미국의 서브 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나는 대학 졸업을 앞둔 취준생이었고 지금은 증권 담당 기자라 이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
미국의 금융시장이 붕괴하면서 이를 미리 예견했던 소수의 사람들은 돈을 벌었는데, 인간의 탐욕이 과도할 때 어떤 결과가 일어나는지를 볼 수 있었다.
어떤 사태에는 원인이 있으며, 때로는 감당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교훈을 일깨워준다.
3위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영화를 보면서, 보고 나서 딱 이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해냈지만 왜 우리는 하지 못했을까’
비상상황이 발생하자 가장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고 승객들이 다 탈출했는지 확인한 후 가장 늦게 나오는 주인공,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안전 수칙을 설명하는 승무원과 그들의 지시에 따르는 승객들의 모습은 원래 당연한건데 그렇지 않은 현실을 떠오르게 만든다.
2위 <스포트라이트>
현재 기자로 재직하면서 무언가 ‘이상향’을 본 느낌이었다. ‘기레기’로 대표되는 현재 기자들의 모습과 언론 현실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이 영화에서 기자들은 사명감이 있었고, 수많은 압력과 어려움에도 그들이 소신을 갖고 취재할 수 있게 한 데스크의 모습이 인상에 남는다.
그들이 있었기에 그동안 은폐됐던 추악한 현실이 드러날 수 있었는데, 진실의 힘이 얼마나 큰 지 깨닫게 된다.
1위 <라라랜드>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감독은 천재다.’ 음악이나 연출, 마지막 엔딩 등에서 강렬하고 개성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건 전작 <위플래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주인공들의 꿈과 사랑, 그 가운데 딜레마에 공감이 갔다. 과연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또 마지막 장면처럼 쿨하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 하면서 감정이입이 됐다.
분명 느낌은 새드엔딩인데, 한편으로는 해피엔딩 같은 묘한 기분도 들고, 몽환적이면서 황홀하고 마지막에는 먹먹해지게 만드는 그런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