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문상을 가면서 드는 생각들
올해 1월달 두 번의 문상을 갔다. 공교롭게도 두 번 모두 회사 같은 부서 선후배의 조모상, 즉 할머니께서 별세한 일이었다. 작년말 회식때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은 들었었는데 어쨌든 이런 부고 소식은 늘 슬프다.
나는 서울 신림동에서 태어나 4살때까지 살다가 5살이 되던 해 수원으로 이사갔다. 그곳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가 계셨고 부모님, 나 이렇게 여섯명이 살았다.
중간에 내가 군대를 가거나 해외에 잠시 간 적이 있었지만 그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 대식구로 살아왔다. 물론 세대가 다른 식구들이 부대끼다보니 갈등도 있고 다툼도 있었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할머니는 나를 참 위해주셨던 것 같다.
지금은 걸어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할머니께서 사시는데 확실히 90세가 넘은 이후부터 할머니가 쇠약해지셨다는 게 느껴진다.
수원에 살 때 어머니하고 할머니가 나를 업고 다니셨던 기억도 떠오르고, 내가 할머니 환갑잔치때 한복입고 춤췄던 기억도 난다. 그 때 할머니께서는 정정하셨는데 요즘은 거동할 때 지팡이를 짚어야 하고, 간혹 기억을 못하실때도 있다. 그러면서 인간이 늙는다는 것, 쇠약해진다는 것, 죽는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최근 조모상 문상을 가다보니 할머니 생각도 나고 언젠가는 떠나 보내야 하는 시기가 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하긴 할아버지께서 별세한 지도 10년이 지났는데, 벌써 이렇게 지났다 싶기도 하다.
내가 중딩, 고딩 시절인 19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스타들이 지금 세월을 이기지 못해 세월의 흔적을 느낄 때가 있다. 그 때 주인공을 하던 배우들은 지금 주인공의 부모 역할을 하거나 이미 무대 일선에서 떠났다.
당시 아이돌그룹 멤버로 10대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던 사람들도 가정을 꾸리고 있다. 당시에는 상상조차 못하던 일이다.
나도 어느덧 10대, 20대를 지나 30대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조금만 지나면 40대로 들어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생활을 어제 시작한 것 같은데, 이제는 대학 신입생들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젊구나’ 이런 어르신(?)같은 푸념을 하고 있다.
하긴 부모님도 이미 60을 넘어 70을 바라보고 계신다. 어느덧 시간이 이만큼 흐른 것이다.
그러고보니 올해 1월도 어느덧 지나갔다. 정말 세월의 흐름은 빠르고 인생무상인 것 같다. 하루하루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면서 조금이라도 후회를 덜 하고 싶다.거스를 수 없는 인생의 섭리에 뭔가 마음이 먹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