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rseilleu Feb 20. 2016

<빅쇼트> 끝없는 탐욕, 결과는 참혹했다.

명절 기간 본 영화였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글을 마무리하지 못해 지금 마무리했다. 개인적으로는 증권 분야를 담당하는 기자이기도 하고,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 이른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떠올라서 이 영화에 보다 몰입할 수 있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했던 2007년에 나는  대학교 4학년 취업을 앞둔 취준생이었다. 경제신문 스터디를 하는데 기사에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너무나 많이 언급됐고, 이 사태로 취업문이 더욱 좁아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후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영화라기보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영화는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발생하기 2년 전으로 되돌아간다. 서브프라임(Sub-Prime)은 말 그래도 우량(Prime)보다 낮은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의미한다. 


당시 미국의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집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이때 금융회사들은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의 문호를 우량 외에 비우량 고객에게까지 확대했다. (라고 쓰고 '신나게 팔아먹었다'고 읽는다.)

사람들도 대출을 통해 쉽게 집을 살 수 있어서 몇 채씩 대출받은 사람들도 있었고 심지어는 죽은 사람 또는 애완견 이름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이들은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은 낮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으며, 좋은 시절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위험성에 대한 지적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신용등급 평가사들은 수익을 위해 신용등급 장사를 했다. 잘 쳐줘도 B정도 나올만한 채권에 AAA를 줬다. 자기 회사에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경쟁 회사에 가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런데 금리가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바뀌고 미국 당국에서 금리를 올리자 부담할 여력이 없는 사람들은 연체하거나 집을 포기하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집값이  오르기는커녕 매매 조차 안되니 금융회사들은 어마어마한 손실을 입고 파산하기 시작한다. 


'월스트리트'라는 세계 최고의 자존심은 무너져 내리면서 이들의 신화도 막을 내렸다. 그리고 지금도 그 명성을 회복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완전 개판 5분 전이나 다름이 없었고 거품은 영원하지 않았으며, 꺼져버렸고 그 결과는 참혹했다. 


사진출처 : http://businessresearcher.sagepub.com/

(실제로 저런 사태가 발생했다. 월가를 침공하라 시위도 당시에 있었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 4명이 나오는데, 그렇다고 일반적인 영화와 같이 '선역'이라고 보기에는 논란이 있다. 주인공들은 탁월한 혜안으로 미국 금융시장이 붕괴할 것으로 내다보고 여기에 올인한다.


그런데 이들이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렸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고 직장을 잃어야만 했다.  (그중 두 명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춤까지 추다가 브래드 피트 형님에게 일침을 당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복합적인 파생상품 구조였기 때문에 더욱 파급력이 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파생상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일반 상품에 비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홍보되고 있다. 


과거 2013년 9월경 나는 잠깐 증권 분야를 맡은 적이 있다. 그때 '동양 사태'가 터지면서 증권가 분위기도 뒤숭숭했다. 증권사들을 방문해 인사를 드리면 "업계가 가장 힘들 때 오셨네요." 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증권사를 방문할 때마다 침체된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방문하는 자체가 고역이었다. 일부 증권사에서 직원의 35%를 구조조정 한다더라 등등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게다가 동양 증권은 방문하지도 못했다.


그 사건도 보면 당시 동양 그룹 회장이 계열사의 기업어음을 팔아먹기 위해 직원들을 강하게 압박해 실적을 내게 만들었다. 그리고 사전에 기획한 그 순간 법정관리를 신청해서 약 4만명의 피해자가 발행했다. 불완전판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현재도 피해자들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그의 탐욕으로 정말 수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고통받고 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금융은 신뢰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금융 시스템에 탐욕이 개입되면 언젠가는 크게 터지고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끔찍 하면서 무섭다는 생각은 그래서 든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러브레터> 추억의 공유와 아련한 감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