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의원은 위대하다 - 서울클리닉 -
1981년 2월에, 광주초등학교를 졸업한 우리 60회 친구들에게는 참 다행(?)스런 역사가 하나 있다.
60회 이후로 졸업한 후배들...
특히 우리가 졸업하는 년도에 이제 막 가슴에 손수건 달고 입학한 코흘리개 신입생들부터는
국어 산수 사회 자연 과목 중에 유독 사회과목을 모두가 다~ 진짜로
참~~ 잘못된(?????) 교과서로 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역사라고 해도 되겠다.
1983년...
광주초등학교 2학년 난초반 선생님이 수업 중에 반 아이들에 묻는다.
* 선생님 : "배가 아프면 어디 가야 하나요~~??"
* 아이들 : "외과요~~"
* 선생님 : "응? 흠... 그럼 이마에 열이 나면 어디로 가나요?"
* 아이들 : "외과요~~"
* 선생님 : "아니.... 얘들아~
목 아프고 콜록콜록 기침 나오면 어디로 가야 하지~~?"
* 아이들 : 외과요~~!"
* 선생님 : "얘들아! 너네 눈에.. 눈다래끼 나면 어디 가면 돼?"
* 아이들 : "외과요!!"
........
외과에 가면 다 하는데... 외과 가면 되는데...
교과서엔 왜 치과 안과 내과 소아과오 가라 하지?
회상을 해 보면........
고1 때였나?
매번 밥을 제때 안 먹고 또는 대충 굶고 새벽에 막 먹고... 그래서 그랬는지 어땠는지...
아니면 바이러스 때문인 건지.... 계~~~ 속 설사하고 어지럽고...
시도 때도 없이 울렁거리고 토하곤 했다.
하루는 수업 중에 식은땀 나고 도저히 견디기가 힘들어서 선생님한테 말하고 비틀거리며
간신히 간신히 근처 의원에 갔더니 의사가 링거 맞고 가란다
병명도 안 알려주고 진단 및 진료 끝이었다.
또 한 번은... 왼쪽 무릎 뒤쪽 종아리 윗부분에 서리태 콩알만큼 작은 혹 같은 게 만져졌었는데
그게 조금씩 자라더니 메추리알만큼 자랐다.
그래서 또 그 의원에 갔다.
진료실 옆 침대에 엎드리란다.
그 부분을 마취를 한단다.
잠시 후.....
마취한 데를 꼬집는다.
"아파요?"
"아뇨..."
메스로 살을 긋는 느낌은 나는 것 같았는데.. 뭔가 붉은 살덩어리를 내게 보여주며..
"끝났고요... 꿰맬게요~"
38년이 지난 지금.
말끔하다. 흉터 하나 없다.
2024년 현재.
광주종고에서 문화예식장 쪽으로 오다 보면 소라장이라는 여관이 있다.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지만..)
한때 기숙입시학원으로도 사용되던 건물...
서울외과가 있던 곳이다,
그 건물 앞을 지날 때마다 추억이 지금까지도 가끔 떠오르곤 한다.
서울외과가 건물을 신축하고 이전을 했다.
광주식자재 마트의 주차장을 가려다 병원 주차장으로 잘못 진입을 한 적이 있다
그 병원이름이... 서/울/외/과/
80년대 우리 광주지역의 아이들에게 이상한 의료상식.
(열이나도 배 아파도 눈 아파도 목아파도 외과 가면 된다는)을 머리에 심어준 병원.
큰 병원은 고사하고 변변한 병원급 의료시설 하나 없던 시절에..
경기광주에 터를 잡고 40년 동안 묵묵히 광주시민을 위해 치료하고 보듬고 치유해 온 병원....
지금은 서울클리닉.... 서울외과다
수년 전에 로컬소식지에서 본 거 같다.
서울외과
그리고 의사 두창대...
40년 동안 본인과 아무런 연고도 없는 우리 광주에 병원을 열고 시민들에게 명의 '허준'이 되어준 양반
문득 생각났다..
이제는 연세도 정말 많으시지 않으려나?
아직 건재 이신지... 혹시 돌아가셨는지 까지도 궁금하다.
살아계시면... 이 분...
광주시에서 큰 상을 내려야 하는 거 아닌가?
이제 광주에 병원도 몇 군데 있고 의원은 수도 없이 많아졌다.
참 뒷말도 많은... 광주에서 제일 큰 규모인 참/ㅈ/ 은/ 병원보다....
흉부엑스레미를 찍고도 가슴에 찬 농흉도 발견 못하는...
아니,. 판독을 잘 못하는 의사를 보유한... 그... 참 앉은 병원보다
차라리 서울외과가 나은 것 같기도....
(개인적인 원한이 있는 거 아님)
서울외과를 마지막으로 방문해 본지는 정말 오래되었는데도
왠지 믿음이 가고 정감이 간다.
갑자기 느닷없어... 그 옛날의 서울외과와 무심코 때론 다독이며 치료해 주시던
두창대 원장이 다시금 떠오른다...
어릴 적 추억이 이 분까지 소환을 하게 한다...
참 오래되어서.. 그런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