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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 노신사의 실종

인기 좋은 할아버지의 유명한 이야기

by 마르쉘

둔감해서 잘 모르고 있었는데..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KFC)'

아마, 모두들 기억할 것이다.

유명했었으니까...


남양주시 별내동을 지나다 차 창밖으로 아주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간판이 내 눈에 들어왔다.

망했다고 생각했던 브랜드인데 매장과 간판이 보여서 좀 궁금했다.

똑똑한 스마트폰에게 물어보았다.


일명, 그 유명한 KFC 치킨이 새로운 주인을 찾는다는...

살짝 좀... 못 보고 지나친 기사가 검색이 되었다.


사실 나는...

KFC가 이미 오래전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브랜드였다고 생각을 해왔었는데

그래도 아직까지 운영을 해오고 있었다니 좀 반갑다는 기분도 들고 그랬다.


뭐랄까...

'사이월드' 나 '알럽스쿨'이 죽지 않고 살아난 느낌?

망하지는 않았지만 무한 번창 할 것 같았던 독보적일 것 같았던 '카페벤네'를 바라보는

아쉬움은 좀 크게 남는...

그런 비슷한 느낌이라면 아마 맞을 것이다.


KFC... 하니까..

문득, 예전에 어느 선배에게 들었었던 미스터리(?)한 얘기가 떠올랐다.

....

..

어느 추운 겨울 늦은 밤.

선배는 친구와 함께 새벽 2시까지 코가 삐뚤어지게 술을 마시고는 둘이 빠이빠이~하고
자취를 하고 있는 집으로 터벅터벅 가고 있었단다.

그런데 어떤 백발의 할아버지가 오더니 길을 묻더란다.

그래서 선배는...

"아이구~ 할아버지~ 이 밤중에 추운데 길을... 헤매고 다니시면 얼어 죽어요~
내일 길 찾아드릴 테니까 우선 제 집에서 주무시고 내일 가세요~"

하고는 할아버지를 부축해서 자취방까지 모시고 갔단다.

다음날 아침에 잠을 깨고 눈을 뜬 선배는 깜짝 놀랐다.

'KFC 마네킹 할아버지가 이불 덮고 누워있어서..'

선배가 사는 지역의 KFC 매장에서는 할아버지 마네킹 없어졌다고 난리가 났고...
그렇다고 누워계신 할아버지 마네킹을 다시 KFC매장으로 가져갈 수도 없었단다.
(마네킹은 무겁기도 굉장히 무겁고 가져다 놓으면 절도죄로 콩밥 먹게 생겼으니..)

선배는 그 할아버지를 망치로 부숴서 1주일 동안 조금씩 조금씩 내다 버렸단다...


실화인지 지어낸 얘기인지 모르지만 웃음이 나는 얘기이기는 하다.

잔잔한 미소를 가진 KFC 할아버지는 마치..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며 매장 안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호객 행위(?)를 하고 있는 건 아니었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도 들지만, 뭐.. 그럴 듯 한 상상도 하게 된다.


일찌감치 일을 끝내고 오는 길에 만난 KFC...

그게 뭐라고...


비록 서있는 KFC할아버지는 보이지 않았지만...


'반갑더라...'


KFC.. 팝파이스.. 카페밴네... 크리운베이커리... 고여당... 페리칸나...

이 이름들...

연락이 끊겨간 예전엔 사이좋았던 사람들 생각이라도 갑자기 난 것처럼 머릿속을 흘렀다.


문득,

'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 가거나

보기 힘들어진 것들에 대한.. 생각이...

잠깐 들었다..


그 밖에....


'모든 사라지는 좋았던 것들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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