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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 Mar 25. 2018

학교에서 움트는 페미니즘의 싹

정권교체와 외침이 만든 변화

이번학기 의도치 않게 수업들에서 페미니즘의 향기가 난다.

서양미술의이론과실재
권력과 예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교수님이 르네상스 시대부터 여성혐오의 역사를 증명하고 계신다. 보티첼리의 비너스 그림에서 시작해서 당시에는 결혼하는 여성에게 도망치면 개에게 물려죽는 그림, 남편에게 봉사해야 하는 그림을 선물로 주는 일은 흔한 관습이었다고 한다. 서양에서는 이미 이때부터 남성이 대부분의 권력을 가졌다. 이어서 많은 작품들이 남성, 권력자의 시선으로 그려졌음을 이야기한다. 이제 내가 유럽의 미술관을 돌 때의 위화감이 설명되기 시작했다.

자본주의와민주주의 

교수님이 꽤나 마초적인 면이 있지만 그런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급진적이다. 기본적으로 자본주의의 형성과정, 민주주의의 형성과정 그리고 지금 사회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최근 신나게 진행중인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비판인데, 자본이 어떻게 여성을 노동자로 바꾸기 위해 애쓰는지 설명한다.

생활프랑스어 

언어 강의에서 예상치 못한 행복을 만났다. 교수님은 중년 여성이시고 미투운동을 언급하시며 자신이 가르치는 프랑스어의 불편함을 가감없이 쏟아내신다. 프로페서 같은 전문직은 여성형 명사가 없는 사실이며, 툭하면 여성형 명사에 e를 붙여서 끝내는 현실에 계속 의문을 제기하신다. 그러면서도 희망은 잊지 않으시길, 괜찮아요 여러분 언어는 느리게 바뀌니까요. 미투운동의 끝에는 언어도 바뀌겠죠.

이번 학기 여성학 수업을 시간표가 안맞아서 듣지 못하는데 그 밖의 다른 교양수업은 몽땅 페미니즘 수업을 듣는 기분이다. 내가 운이 좋아서 좋은 교수님을 만난 것일 수도 있지만 이것이 정권의 교체와 미투운동의 가시화로 마침내 언어를 얻은 대학가의 상황이다. 몇년 전과 비교하면 너무나도 감사하고 또 다행이다 싶다. 우리 학교 대나무숲은 앙 기모띠의 불편함을 호소하면 앙 기모띠가 좋아요가 몇백개가 박히는 곳이다. 이 수업들을 끝까지 들어내고 교수님과 소통하는 학우들에게 다시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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