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호 May 13. 2021

신혼부부들의 바다

6구간 (3.31)

오늘의 출발점 쇠소깍을 나서니 해안길이다. 건너편에 섶섬이 있고 해변에는 검은 바위 위로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파도가 부서진다. 쇠소깍은 효돈천의 민물과 바닷물이 합쳐지는 곳이다. 깊고 넓은 늪이 있어 전통 뗏목인 테우가 사람들을 태우고 오르내린다.


바닷가로  길은 보목포구로 이어지고 섶섬이 걷고 있는 나를  따라온다. 보목포구는 볼레낭개라고도 한다.  이름이다. 보목포구는 자리돔으로 유명하다. 보목포구 앞에서 잡히는 자리돔은 부드러워 물회 감으로 애용된다고 한다. 보목포구를 지나니 길은 바닷가 숲으로 이어진다. 길을 걸으며 파도소리를 듣는데 시원한 바람이  사이로 불어온다.


한동안 숲길을 즐기며 걸으면 허니문하우스에 닿는다. 허니문하우스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던 시절 우리나라 신혼부부의 첫날밤 성지였다. 허니문하우스 끝자락 쉼터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다리 쉼을 했다. 종일 바다를 바라보면서 걸어도 바다는 질리지 않는다.


아름다운 바다 경치를 바라보며 걷는 것은 행복이다. 행복한 마음을 접고 허니문하우스를 벗어나면 서귀포 구시가지로 들어선다. 이중섭의 자취가 남아 있는 이중섭로가 있고 드립 커피를 맛볼  있는 유동 커피도 있다. 유동 커피집에 들러 에티오피아 원두로 내린 드립 커피를 마셨다. 시간을  두고 커피의 온도에 따라 변하는 맛을 음미해 봤다. 유동 커피집을 나와 이중섭로를 따라 올라가면 이중섭이 살던 집이 있고 그를 테마로  기념품점들이 많다. 이중섭로 끝자락에는 서귀포 올레시장이 있다. 전통시장이다. 시장을 지나면 서귀포 올레 여행자 센터에 닿는다. 오늘 걷기를 마무리하는 지점이다.


작가의 이전글 삼다도에서 여자로 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