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_도박의 정의
도박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도박은 '불확실한 것에 가치 있는 것을 거는 행위'입니다. 여기서 불확실한 것은 '미래(내기의 결과)'이고, 가치 있는 것은 통상 재화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무언가를 걸고 하는 내기가 다 도박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게임에서 지는 쪽이 커피를 사는 것은 내기지만 도박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도박이라고 할 때는 (1) 결과가 운에 따른다, (2) 가치 있는 것(돈, 재화, 혹은 이에 준하는 것)을 건다, (3) 이득을 취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세 가지 설명이 뒤따릅니다. 게임을 재미있게 하기 위해 하는 내기와 도박은 결이 다르지만, 이들을 구분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혹자는 판돈의 크기로 도박과 내기를 구분합니다. 공식적으로 판돈의 크기는 도박과 내기를 구분하는 요소는 아닙니다. 그러나 도박은 반복되며 판돈이 커지는 습성을 가집니다. (이에 대해서는 도박의 중독성에서 다시 설명드리겠습니다.) 도박(賭博)이라는 한자는 내기 도(賭)에 넓을 박(博)이 합쳐져 있습니다. 여기서의 박은 넓다, 깊다, 많다, 크다는 뜻으로, 도박은 본질적으로 내기나 판의 수준이 '크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식이나 코인도 도박일까요?
모든 주식과 코인이 도박은 아닙니다. 투자는 사전적으로 이익을 얻기 위하여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시간이나 정성을 쏟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투자를 한다고 할 때는 기업의 가치나 시장성을 보고 돈을 대고 장기적인 수익을 기대합니다. 그러나, 테마주에, 지인이 한방에 크게 벌었다는 말에, 단기간에 급등하여 돈을 벌겠다는 마음으로, '나에게도 운이 따를 것'이라는 '한탕주의'의 심정으로 투자를 한다면 그것은 도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선물, 옵션, 고배율 레버리지는 불확실한 것에 대한 기대치를 최대화한 상품으로, 선물, 옵션, 고배율 레버리지 상품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것도 도박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품에 대한 투자는 대체로 레버리지가 따라오는데, 본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레버리지를 일으키고 '한 번에 모두 만회한다'는 마음으로 매매를 한다면 그것은 확실히 도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추격도박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한 번'이 반드시 온다는 보장이 없는데, 이것이야말로 불확실한 것에 가치 있는 것을 몰빵(이렇게밖에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매매로 인해 이득을 얻겠다는 마음 이상으로, 매매 순간에 희열 혹은 쾌감, 흥분을 느낀다면 이 역시 도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사례 >>>
20대 대학생 A군은 '도박 중독'이 문제라며 스스로 병원에 방문했습니다. A군이 하던 도박은 바로 '코인 선물 거래.'
나: A님, 코인 선물이 도박이에요?
A군: (일말의 기다림도 없이) 네.
나: (단호함에 깜짝 놀라며) 왜요?
A군: 멋있는 말로 포장되어 있는데, 결국 홀짝이랑 다를 게 없거든요.
나: (A군의 단호함에 압도되어 말잇못..)
지금까지 내가, 우리 가족이 해 온 행위가 도박인지 아닌지 구분이 되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