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루마루 Jan 31. 2023

정신과 진료실에서 전하는 이야기

19. 끈기의 양면: 이런데 끈기 부리지 맙시다

  끈기는 많은 사람들이 미덕으로 삼는 항목입니다. 공부를 잘하려면 엉덩이가 무거워야 한다는 말처럼, 끈기는 어떤 일을 성공에 이르게 하는 중요한 성격적 특성입니다.

 

  하지만 끈기를 부리지 말아야  데도 있습니다. 특정 방법으로 변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면, 같은 방법을 고수해서는 성공하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도박에서 큰돈을  경험은 매우 강렬하고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매번의 도박에서 큰돈을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이 필요할 때마다 도박을 한다면, 그것은 쓸데없는 끈기입니다. 특히 중독 질환 (알코올, 마약, 도박 중독 ) 강렬한 쾌감의 기억을 뇌에 각인시켜 결국은 실패할 허황된 꿈을 좇게 합니다. '이번에는 다를 거야' ' 공부했으니까 다른 결과가 나올 거야' '예감이 좋아' 같은 이유를 끝없이 대면서 같은 (음주, 마약, 도박) 끈기 있게 매달리게 하지요. 끈기와 중독 질환 사이에 특정한 관계가 정립되어 있지는 않지만, '상식적이지' 않은 끈기를 부릴수록 빠져나오기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이것은 끈기가 아니라 고집입니다.


  때로는 나의 극적인 선택이나 행동이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때가 있습니다. 연인과 크게 싸웠는데, ‘죽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연인의 사과를 받아낸 경험이 있다면 연인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을 때마다 ‘죽고 싶다’는 말을 끈기 있게 사용하는 분이 계셨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의 한계는 몇 번은 잘 먹히지만 반복되면 ‘양치기 소년’이 되어버린다는 것입니다. ‘늑대가 왔다’는 거짓말에 온 마을 사람들이 동요하는 모습을 본 양치기 소년의 최후를 기억하시나요? 이 역시 같은 방법을 고수해서 성공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불확실한  중요한 것을 거는 도박처럼, ‘( 맘대로   없는) 상대방의 반응 나의 미래를 반복해서 거는 것은 끈기가 아니라 고집입니다.


  끈기를 부릴 데와 부리지 말아야 할 데를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상식’을 활용해서 이 일이 끈기로 해결될 일인지를 구분해 보면 어떨까요?

작가의 이전글 정신과 진료실에서 전하는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