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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루마루 Mar 02. 2023

정신과 진료실에서 전하는 이야기

45. 나도 중독일까?

  여러분은 '중독'이라고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술병과 함께 길거리에서 잠들어버린 사람들, 지저분한 몰골, 식음을 전폐하고 게임에 몰입해서 아이를 죽게 만든 부모, 스몸비라고 불리던 스마트폰에 빠져서 차가 오는지도 모르고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과 같은 인상을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중독은 '스펙트럼(spectrum)',  '범위(range)' 있는 개념입니다. 공통 개념이 있고,  안에서 심각도에 따라 분류가 되지요. 프리즘으로 무지개를 만들어보면 색과 색은 분명히 다르지만 구분선 모호한 것을 떠올려보시면 좋을  같습니다.


  정신의학적으로 중독은 '중독성이 있는 물질이나 행위를 과도하고 조절할  없을 정도로 사용해서' ' 결과 일상생활에 지장이 발생하는 '이며,  안에는 '갈망(craving)'이라는 핵심 개념이 포함됩니다. 나의 행동이 중독인지를 판단하려면  행동에 대한 조절력을 상실했는지와 그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지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조절력 상실과 일상생활 문제 정도를 ‘증상’이라고 하는데, 증상의 수준으 심각도를 나눌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알코올에 중독됐지만 직장에도 출근하고 사업도 꾸려갑니다. 사실 대부분의 알코올 중독자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중독되지 않았을 때에 비해 일상생활에 '노력' 훨씬 많이 듭니다. 술을 마시고자 하는 데에도 에너지를 많이 쏟고, 술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데에는 훨씬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합니다. 주말에는 대개 술병이 나서 뻗어있거나, 월요일 아침에 간당간당하게 출근하고, 오전은 숙취 때문에 업무에 집중할  없다면 이것이 '일상생활의 문제'입니다.


  진료실에서 이쯤 말씀드리면, '.. 저도 중독일 수도 있겠네요'고 대답하시는 분이 나옵니다. 우리에게 '중독' 그렇게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중독 성향' 있습니다. 이는 '보상 회로'라는 뇌의 기능적 특징에 따른 것입니다. 무언가가 '좋다' 그것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 본능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기분이 좋아질 만한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인류는 생존해 왔으니까요. 하지만  본능이 생존과 안녕을 넘어  사람의 삶을 지배하기 시작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중독은 인류의 거의 모든 역사와 함께 해왔습니다.


   일이 너무 좋으니까 다른 일을 제쳐두고  가지 일만 하게 되는 , 마치 몰두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몰두와 중독의 중요한 차이는 '누가 운전대를 잡고 있느냐'입니다. 몰두는 '내'가, 중독은 '중독 물질이나 행위'가 운전대를 잡고 있습니다. 누구나 '몰두'하는 대상은 니다. 하지만 몰두를 넘어  의 주도권이 넘어갔다면, 그것은 중독일  있습니다.


  당신은 그 대상에 '몰두'하고 있나요, '중독'되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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