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3월 31일 동아일보 ’이달의 소설‘에서 문학평론가 김병욱은 이정환의 ’까치방‘, 서영은의 ’사막을 건너는 법‘과 함께 김주영의 단편 ’도둑견습‘, ’도깨비들의 잔칫날‘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김주영 씨의 두 작품은 현실적인 삶의 문제를 작품화 한 것이다. ’도둑 견습‘은 밑바닥 서민의 삶의 방식을 통하여 오늘날의 사회적 모순을 풍자하고 있으며 ’도깨비들의 잔칫날‘은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거짓과 물신근성을 풍자하고 있다. 김주영 씨는 이러한 류의 소재를 작품화하는데 적당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 그는 이 방면에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그의 소설은 하나의 ’이야기‘다. 그의 작품을 읽을 때 우리는 퀴퀴한 냄새가 감돌고 희미한 등잔불이 켜 있는 몇 십년 전의 시골 어느 사랑방을 연상하게 된다. 이러한 그의입담을 통하여 그는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조소하고 풍자한다. ’도둑 견습‘에서는 이러한 그의 입담이 너무 지나친 감이 있다. 즉 현실 인식에 대한 윤리성의 결여라는 문제에 부딪친다. 그것은 작중 화자를 15세의 소년인 ’나‘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설득을 위해서는 ’나‘를 내세우는 편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 이상의 양부와 어머니와의 성관계를 취급하고 있는 것은 생각할 문제다. 우리는 밑바닥 서민의 생에 대한 진지성을 통하여 삶의 존엄성을 확인하게 된다. 동시에 우리는 그들과 우리의 공동체적인 유대관계를 인식하게 된다. ’도깨비들의 잔칫날‘보다 ’도둑 견습‘이 보다 설득력이 있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나‘의 성격화가 성공했기 때문이다.
’나‘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나 ’우리‘의 문제를 다룬 작품들은 결코 별개의 것이 아니다. 이들은 인간의 성찰이라는 막대의 양 끝에 매달려 평형을 이루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평하고 있다.
04월 단편 '악령'(신동아),
6월 9일 서울신문에 ’여자를 찾습니다‘ 연재 시작. 1975년 8월 9일 끝내다. 중편소설.
6월 28일 동아일보 ’이달의 소설‘에서 문학병론가 김병욱은 한승원의 ’우산도‘, 서정인의 ’낮과 밤‘, 이정환의 ’사냥‘, 한문형의 ’출행‘ 그리고 김주영의 ’모범사육‘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김주영 씨의 작품엔 소년을 내레이터로 등장시킨 작품이 많다. 그러한 수법은 작품을 성공시키고 있다. ’모범사육‘은 하나의 아이러니다. 개구쟁이로 유명한 고아원의 소년이 마지막에 가서 그 집에 더 머물기 위하여 계집애처럼 꾸미게 되는 것은 우리의 가슴을 찡하게 쳐온다. 한편 돈많은 집에서 쌍둥이 형제를 사내답게 기르기 위하여 고아원에서 일부러 개구쟁이를 선택하여 놀 상대를 만들어주는 현실을 볼 때, 우리는 무엇을 느낄 수 있는가. 처음엔 전연 다른 하ᅟ곤경에 대하여 그렇게 거부반응을 보였던 소년이 결국 그 사내다움의 야성을 잃어버리고 계집애처럼 놀기를 꾸몄던 일에서 우리는 전체 인간의 문제를 생각하게 된다.
처음엔 소녀들같은 쌍둥이 형제들은 이제는 그 소년의 야성을 가지게 된 반면 소년은 현실을 느끼게 되면서부터 그의 본성을 잃고 만다. 결국 그것은 그의 추방을 가져왔다. 추방당하지 않기 위하여 쓴 꾀에 의하여 그 과정에서 추방당하고 만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하여 우리는 인간의 문명이란 것도 그런 것이 아닌가 하고 묻게 된다.라고 평하고 있다.
9월 22일 경향신문에 김주영의 첫 장편소설이자 연재소설인 ’목마 위의 여자‘ 연재 예고가 실렸다. 이 기사에서 김주영은 “요즘 사회는 짓밟혀서 서럽고 팽개쳐져서 가슴 아픈 사람들에 대해 무자비하리만큼 무관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에 닥친 슬픔에 대해서는 치사하리만큼 연약하죠. 나는 이러한 상황 속에 한 여자의 뒤를 추적하면서 우리들 자신이야말로 얼마나 많은 진실의 고뇌를 소매치기 당하고 있는가를 말해보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10-01 경향신문에 '목마 위의 여자' 연재시작. 1976년 10월 30일 제333회로 연재 끝
단편 '묻힌 이야기'(문학사상), '달밤1'(문학과 지성), '머저리에게 축배를'(한국문학), '금의환향'(세대), '외출'(소설문예), '도둑견습'(한국문학), '모범사육'(문학사상), '도깨비들의 잔칫날'(월간중앙) ’아내를 빌려줍니다‘(창작과 비평)
10월 28일 동아일보 ’이달의 소설‘에서 문학평론가 이광훈은 윤진상의 ’무거운 대낮‘과 김주영의 ’금의환향‘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김주영은 ’금의환향‘에서 안동댐 건설로 인한 수몰지구주민들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작가의 기록은 신문기자나 사진기자의 보도처럼 속보성을 띠지는 못한다. 그것은 오랜 시간을 두고 체험의 필터 속을 여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동수몰지구주민들의 얘기는 이미 오래 전에 지나간 얘기지만 작가는 오랫동안 기억의 창고 속에 넣어 두었다가 이제야 한편의 작품으로 엮어낸 것이다.
수몰지구에 대한 보상금을 노리고 몰려드는 부동산 투기업자들, 더 높게 보상금을 책정하게 하려고 박토에다 썩은 묘목을 식재하는 업자와 문전옥답을 싼값에 팔아넘기고 그 돈으로 도박을 해서 하룻밤에 날려버린 억수, 보상금이 지급되자 그 돈을 노리고 속속 들어서는 색주가집 등등. 한편의 풍속도가 펼쳐진다. 폭행죄로 구속되었다가 5개월만에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한수와 한성옥의 작부로 있다가 이제는 한 여인으로 돌아온 나죽자의 해후장면이 인상적이다. 버리고 간 집을 뜯어 물이 들지 않는 언덕에다 옮겨 살기로 한 한수의 ’금의환향‘은 조금 작위적이긴 하지만 그런대로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했다. 같은 작가의 ’머저리에게 축배를‘보다는 훨씬 더 밀도 짙은 작품이었다.라고 평하고 있다.
'달밤1', '머저리에게 축배를', '금의환향', '외출', '도둑 견습', '모범사육', '도깨비들의 잔칫날', '여자를 찾습니다' 등을 발표했다. 76년까지 왕성하게 씌어진 이들 중단편 소설들이 가지고 있는 주제는 대개 산업화와 고도성장의 와중에서 빚어지는, 인간들이 맞이하는 비애와 갈등을 희화적 수법으로 이야기한 것들이었다. 나름대로는 사람의 심성을 헤아려볼 줄 아는 안목이 트이기 시작하는 나이 무렵까지 농촌과 도회를 쉼없이 들락거리면서 살았기 때문에, 멀쩡하던 사람들이 타관의 물을 조금 먹고 나면 진솔하고 소박한 심성들이 훼손당하고, 희화적인 모습으로 변모하던 것을 많이 보아왔었다. 소재로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대개 그런 사람들이었다.
'묻힌 이야기' '달밤1' '금의환향' '도깨비들의 잔칫날' '찬란한 외출' '여자를 찾습니다' '머저리에게 축배를' '도둑 견습' 모범사육' 등을 쓰다.
중편 '여자를 찾습니다'를 서울신문에 연재
11월 10일 경향신문에는 올해의 시, 소설 문제작을 선정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문학사상사에서 선정한 75년도 문제작에서 김주영의 ’모범사육‘이 들어 있다. 이 해에 선정된 작가와 작품은 황순원(이날의 지각), 오영수(여름 밤의 대화), 김주영(모범사육), 최일남(순결학교), 정을병(육조지), 강영준(저주), 이병주(내 마음은 돌이 아니다), 박완서(겨울 나들이), 조해일(나의 사랑하는 생활), 서영은(사막을 건너는 법)이었다.
11월 20일 동아일보에는 김주영의 중편소설 ’여자를 찾습니다‘를 영화로 만든다는 기사가 있다.
히트작 ’바보들의 행진‘응ㄹ 내놓았던 하길종 감독이 지난 8일 크랭크인 된 ’여자를 찾습니다‘(김주영 원작)에서 다시 메가폰을 들고 있다. 귀국 후 ’화분‘ ’수절‘ ’바보들의 행진‘ 등 일련의 문제작품을 감독했던 하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는 연출 방향을 혁신하겠다면서 ’가능한 재미있는 상업영화의 샘플을 만들어 한국영화의 질적 향상에 이바지하겠다‘고 대단한 의욕.
12월 10일 경향신문에는 김주영의 첫 번째 작품집 ’여자를 찾습니다‘가 소개되었다.
최근 활발한 작품활동과 특이한 소재발굴로 문단과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작가의 첫 작품집. 좀 모자란 듯 하면서도 엉뚱한 주인공을 등장시켜 현실세태를 비웃고 풍자하는 내용을 즐겨 다루는 이 작가의 작품은 따라서 흥미있게 읽으면서 무언가를 느끼게 해준다. ’마군우화‘ ’여자를 찾습니다‘ 등 9편의 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한진출판사 발행 4.6판 332면 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