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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새들도 가끔은 걷고 싶을 때가 있을 거야」

by 고 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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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덜길도 걸어가려는 이에겐

걸림없이 열리겠지만

마음이 닫힌 이에겐

평탄 꽃길이라도 막혀버리겠지

먼 하늘에 오르려면

하늘 둘레를 멈춤 없이 걸어야 닿게 되고

수평선 넘어 돌섬을 찾으려면

마음의 길을 건너야 품에 안기게 되지

길이 없다는 바람도 길 따라 불어오고

앞뒤 없다는 파도도 줄지어 밀려오는데

길손이 앞 발길에 묶이지 않고

먼 별빛을 쫒아 고개를 쳐드는 건


목이 메듯 눈이 메어

밤하늘의 별밭을 쳐다봐야

사위는 별빛에

내 눈빛 하나라도 보태어주고 싶은

마음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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